'3안타 폭발+환상 호수비' KIA 잡은 39세 투혼의 베테랑, 왜 경기 전 1시간 동안 방망이를 잡았나

고척=김동윤 기자 2024. 7. 28. 07: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고척=김동윤 기자]
키움 이용규가 27일 고척 KIA전에서 홈으로 전력질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이용규가 27일 고척 KIA전에서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히어로즈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9)가 3안타 맹타와 환상적인 호수비로 3연승을 견인하고 전날(26일) 무안타의 아쉬움을 달랬다.

키움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를 6-5로 꺾었다. KIA에 위닝시리즈를 확보하고 3연승에 성공한 키움은 41승 55패로 9위 한화 이글스와 경기 차를 0.5경기로 줄였다. 한편 이틀 연속 키움에 덜미를 잡힌 KIA는 3연패에 빠지며 59승 2무 37패로 60승을 또 한 번 미루게 됐다.

이날 키움은 시즌 8번째 만원 관중(1만 6000명) 앞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김도영의 시즌 28호 홈런으로 8회 초까지 1-2로 지고 있었으나, 8회에만 4점을 올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1위 KIA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키움은 9회 초 동점을 허용하며 경기를 내줄 뻔했으나, 9회 말 2사에서 만루를 만들고 송성문의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재역전을 해냈다.

선발 투수 아리엘 후라도가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몸에 맞는 공 10탈삼진 2실점으로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게 했다면, 시종일관 답답하던 경기 흐름을 바꾼 것은 8회 초 이용규의 호수비였다.

8회 초 후라도를 대신해 마운드에 올라온 양지율은 선두타자 한준수에게 시작부터 대형 타구를 허용했다. 풀카운트에서 던진 시속 139㎞ 직구가 중앙 담장 끝까지 향했고 최소 담장에 맞고 2루타가 될 수 있는 홈런성 타구였다. 그러나 이용규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쫓아가 점프 캐치로 잡아내면서 고척스카이돔의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경기 후 키움 홍원기 감독도 "8회 이용규의 호수비가 승리 의지를 깨웠다. 베테랑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가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따로 언급한 특급 플레이였다.

키움 이용규가 27일 고척 KIA전에서 안타를 치고 출루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이용규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두 번의 빅찬스 모두 이용규의 방망이에서 시작했다. 키움이 1-2로 지고 있는 8회 말 1사에서 이용규는 최지민의 시속 145㎞ 직구를 공략해 유격수 키를 넘기는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진 이주형의 안타 때는 전력 질주로 3루에 도달했고 로니 도슨의 중견수 뜬 공 때 홈을 밟아 2-2 동점을 만들었다.

9회 말 2사에서는 특유의 콘택트 능력이 빛을 발했다. 0B2S의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도 전상현의 직구를 걷어내고 바깥쪽 포크를 지켜봤다. 또 한 번 바깥쪽으로 포크가 오자 톡 건드려 땅볼 타구를 만들어냈고 유격수 박찬호가 주춤하는 사이 전력 질주로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투혼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이후 이주형과 도슨의 볼넷 그리고 송성문의 결승타가 이어지면서 또 한 번 홈을 밟아 이용규는 동점 득점에 이어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감독도 인정한 맹활약에도 이용규는 후배들을 생각했다. 경기 후 이용규는 "오늘(27일) 경기에서 패배했다면 분위기가 안 좋아질 수 있었다. 승리해 다행이고 (주)승우는 실점했어도 역전을 내주지 않고 잘 막아줬다"고 9회 초 3실점으로 동점을 허용한 주승우를 감쌌다.

이어 "(송)성문이가 너무 잘 해주고 있다. 나는 한 게 없다. 선수들이 너무 잘 해주고 있다"고 후배들을 칭찬했다.

2021년 처음 키움에 발을 디딘 이용규는 첫해 133경기 타율 0.296(459타수 136안타)으로 활약한 뒤 이후 2년은 타격에서 좋지 못했다. 그 때문에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조금씩 자리를 내주고 있었다. 올해 역시 출전 기회가 적은 가운데서도 전성기가 생각나는 호수비와 특유의 콘택트 능력으로 후배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52경기 타율 0.300(160타수 48안타), 10타점 23득점, 출루율 0.418 장타율 0.363의 성적은 슈퍼 백업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그 배경에는 은퇴를 바라볼 나이에도 식지 않은 열정이 있었다. 이용규는 "어제(26일) 경기(3타수 무안타 1볼넷) 이후 나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다"며 "그래서 오늘(27일) 경기 전 실내에서 1시간 동안 배팅연습을 했다. 그 부분이 (3안타를 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동안 타구 질이 너무 좋지 않았는데, 계속 유지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키움 이용규(왼쪽)가 27일 고척 KIA전에서 홈을 밟고 김혜성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