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은 거들 뿐"…현대차가 개발 나선 '꿈의 주행거리' 전기차

배지윤 기자 2024. 7. 2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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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005380)가 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연구를 시작하면서 10여 년 전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던 EREV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EREV는 충전소에 가지 않고도 주행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어, 순수전기차 완전 전환이 생각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하이브리드차의 뒤를 이을 새로운 징검다리로 모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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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배터리 충전용 엔진 추가한 EREV…충전소 안가도 주행거리 수백킬로 연장
완전 전동화 지연되며 새 징검다리 파워트레인 부상…현대차 GV70에 EREV 도입 검토
과거 쉐보레가 선보인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 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 볼트(Volt). (쉐보레 제공) 2017.1.31/뉴스1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가 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연구를 시작하면서 10여 년 전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던 EREV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EREV는 충전소에 가지 않고도 주행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어, 순수전기차 완전 전환이 생각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하이브리드차의 뒤를 이을 새로운 징검다리로 모색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제네시스 'GV70'에 EREV 기술 적용을 검토 중이다. EREV는 평소에는 전기차처럼 배터리를 충전해 주행하다가 배터리가 거의 떨어지면 내장된 엔진을 돌려 배터리를 충전함으로써 주행거리를 연장하는 전기차를 말한다.

하이브리드차와 마찬가지로 배터리와 모터, 엔진을 모두 갖추고 있긴 하지만, 하이브리드차가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라는 두 가지 구동방식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EREV는 배터리와 연결된 전기모터로만 구동한다. EREV에 탑재된 엔진은 바퀴와 연결되지 않아, 구동장치가 아닌 배터리 충전용으로만 사용되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차가 아닌 전기차에 가깝다.

EREV는 전동화 전환 태동기였던 2010년 국내 시장에 처음 등장했다. 한국GM은 '쉐보레 볼트'를, BMW는 'i3 REx'를 출시했지만, 당시 기술적 한계와 국가별 정책 방향이 달라 완성차 시장에서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에 진입하면서 EREV가 다시 조명받고 있다. 전기차 대중화에 걸림돌인 여러 단점들을 극복할 수 있어서다.

EREV는 평소 중단거리 주행 시 배터리 충전으로만 운행할 수 있어 일반 전기차처럼 경제적이다. 장거리 주행에서는 긴장하며 전기차 충전소를 찾아보지 않고 휘발유나 경유 같은 화석연료로 배터리를 충전해 많게는 수백㎞까지 더 주행한다. 순수전기차보다 배터리와 충전 회로를 적게 사용해 제작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엔진으로 충전하면 전기를 끌어다 충전할 때보다 충전 시간도 단축된다.

최근 세계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중국 완성차 업체들도 EREV 모델에 힘쓰고 있다. 중국의 경우 EREV도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중국 '리오토'가 대표적이다. 리오토는 L8·L9 등 다양한 EREV 모델을 갖추고 있다.

다만 중국을 제외하고는 아직 개발 움직임이 활발하지는 않다. 대다수 국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파워트레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텔란티스의 픽업 전문 브랜드 램이 3분기 출시 예정인 EREV 픽업트럭 '램 1500 램차저' 정도가 눈에 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현대차는 전기차 분야의 퍼스트 무버로서의 경험과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EREV 시장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다"며 "소형 엔진을 이용한 전기에너지 생산으로 장거리 주행 시 충전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 교수는 "국내 전기차 캐즘 심화와 하이브리드차 인기 속에서 EREV 같은 파워트레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 당선 시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EREV는 더욱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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