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 치고 나간다'…결승서 펼친 김우민 스타일, 귀중한 메달로[파리2024]
[파리=뉴시스]김희준 기자 = 김우민(23·강원도청)이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한껏 과시하며 귀중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우민은 28일 오전 3시42분(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50의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3위를 차지했다.
루카스 마르텐스(독일)가 3분41초78로 금메달을 땄고, 일라이자 위닝턴(호주)이 3분42초21로 은메달을 가져갔다.
결승 레이스는 김우민만의 스타일이 잘 보여진 경기였다.
가장 빠른 0.62초의 반응 속도로 물에 뛰어든 김우민은 선두로 치고 나선 마르텐스의 뒤를 바짝 쫓으며 레이스 중반까지 2위를 유지했다.
속도가 무척 빨랐다. 선두 마르텐스와 2위를 달린 김우민 모두 레이스 중반까지 세계신기록 페이스였다. 200m 지점까지 마르텐스는 1분48초40, 김우민은 1분48초71이었다.
반환점을 돈 후 김우민은 페이스가 다소 떨어져 마르텐스와 간격이 벌어졌지만, 2위를 유지했다. 김우민은 350m 지점도 3분14초36, 2위로 통과했다.
마지막 50m에서 김우민은 힘에 부치는 모습이었지만 크게 뒤처지지는 않았다. 선두를 놓치지 않은 마르텐스를 끝까지 따라갔다.
터치패드를 찍기 직전까지 2위를 유지하다 200m 지점 이후 매섭게 스퍼트를 올린 위닝턴에 간발의 차로 밀렸지만, 메달을 수확하는데 성공했다.
메달을 딴 후 김우민은 "예선을 마친 뒤 전동현 코치님께서 '너만의 수영을 하라'고 주문하셨다. 코치님이 나를 믿고, 내가 훈련할 때 보여준 것을 믿었기에 초반에 말려들지 않고 나만의 레이스를 했다"고 밝혔다.
'김우민만의 레이스란 어떤 것이냐'는 말에 김우민은 "나는 스피드가 좋은 편이다. 다른 선수들에게 말려들지 않고 초반부터 빠르게 가는 것이 나만의 스타일"이라며 "이런 레이스 운영을 하려면 뒷받침하는 체력이 필요했다. 오늘 뒤에 오던 선수들에게 조금 따라잡혔지만, 잘 버텨서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300m까지 온 힘을 쏟아부었던 김우민은 "350m 지점을 지난 이후에는 사지가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올림픽 메달을 위해서는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견뎠다"고 말했다.
김우민은 올해 2월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분42초4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딸 때에도 똑같은 레이스 운영을 했다.
당시 300m 지점까지 세계신기록 페이스로 레이스를 펼쳐 선두 자리를 꿰찼고, 경쟁자들의 추격 속에서도 1위 자리를 지켜 금메달을 일궜다.
이런 레이스 운영 스타일 때문에 김우민이 1번 레인을 배정받은 것이 마냥 손해만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원래 가장자리인 1, 8번 레인은 기록이 좋은 중간 레인 선수들이 일으키는 물살의 영향을 받아 물의 저항이 다른 레인보다 크고, 경쟁 선수를 견제하기도 어려워 불리하다.
하지만 예선 7위로 1번 레인에서 역영하게 된 김우민이 오히려 경쟁자를 덜 신경쓰고, 2번과 3번 레인 선수들이 초반에 속력을 내지 않으면서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김우민은 앞서 벌어진 예선에서는 그만의 레이스 운영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두로 치고나가기는 했으나 속도가 다소 떨어졌고, 반환점을 돈 이후에는 페이스가 뚝 떨어진 모습이었다.
그는 "페이스 조절을 한 것은 아니었다. 원래 오전에 컨디션이 좋지 않은 편"이라고 전했다.
정유인 KBS 해설위원은 "김우민이 페이스 조절을 한 것이 아니라면 몸이 덜 풀린 것 여파가 있었던 것"이라며 "페이스 조절을 했다면 레이스 후반에 속도를 올렸어야 한다"고 했다.
몸이 덜 풀리기도 했지만, 바로 옆 레인에서 헤엄친 새뮤얼 쇼트(호주)가 함께 선두로 나서면서 김우민만의 페이스가 흔들렸다고 정 위원은 설명했다.
정 위원은 "예선에서는 원래 초반에 속도를 내지 않는 쇼트가 계속 따라오면서 김우민이 자신만의 페이스가 흔들리고, 주춤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이어 "김우민은 옆에 누가 따라오지 않을 때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스타일을 잘 펼친다. 결승에서는 쇼트가 초반에 페이스를 조절하다 스퍼트를 올리는 전략을 펼쳤고, 3번 레인의 페이리웨이(중국)도 초반에 뒤처졌다"며 "김우민이 더욱 치고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본다"고 했다.
초반에 치고나가는 김우민의 이런 스타일은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고, 두려움도 이겨낼 수 있어야 가능하다.
정 위원은 "김우민이 '사지가 불타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는데 자신의 힘을 120%까지 끌어냈다는 것이다. 덕분에 막판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이라며 "초반에 속도를 낼 경우 선수들은 '후반에 못 가면 어떻게 하나'라는 두려움이 생긴다. 그러나 김우민은 그런 두려움을 계속 이겨내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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