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자축구대표팀, 올림픽 도중 승점 6 감점

캐나다여자축구대표팀 클로에 라카스가 지난 25일 프랑스 생테티엔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뉴질랜드를 상대로 팀의 첫 번째 골을 넣은 후 축하를 받고 있다. AP

캐나다 여자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상대 팀 훈련장에 드론을 띄워 염탐하다 발각된 데 대해 승점 6 삭감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FIFA는 28일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캐나다 여자 대표팀의 승점 6을 삭감하고, 캐나다 협회에는 벌금 20만 스위스프랑(약 3억1000만원) 징계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FIFA는 발표에서 “훈련 장소 위에 드론을 날리는 금지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데 따른 해당 규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대회 중간에 이렇게 많은 점수를 감점하는 것은 국제 대회에서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다.

캐나다 여자 대표팀은 지난 22일 파리 올림픽 조별리그 1차전 상대인 뉴질랜드 대표팀 훈련장에 드론을 띄워 정보를 수집하려다가 발각됐다. 당시 뉴질랜드 대표팀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지 경찰이 캐나다 대표팀 전력 분석원을 체포했다. 이 여파로 캐나다 대표팀은 이 사건에 연루된 재스민 맨더 수석 코치와 조지프 롬바르디 전력 분석원을 팀에서 제외하고, 버벌리 프리스트먼 감독에게도 직무 정지 조처를 내렸다. FIFA는 또 프리스트먼 캐나다 감독과 맨더 코치, 롬바르디 전력 분석원에게 1년 자격 정지 징계도 함께 내렸다.

지난 26일 열린 캐나다와 뉴질랜드 경기에서는 캐나다가 2-1로 이겼다. 그러나 이번 FIFA 징계로 캐나다는 1차전을 이겼지만, 승점 6이 깎이면서 승점 -3인 상황에서 조별리그 2, 3차전을 치르게 됐다. AP통신은 “캐나다는 개막전에서 승리했지만, 나머지 두 경기를 모두 이겨야 3위 팀 중 하나로 8강에 진출할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올림픽위원회(COC)와 캐나다 축구 연맹은 이후 감점 처분에 대해 항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발표했다. 캐나다올림픽위원회 데이비드 슈메이커 회장은 성명에서 “우리는 이번 사건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은 캐나다 여자 올림픽 축구팀 선수들에게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승점 6 감점에 대한 항소 권리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축구연맹 케빈 블루 회장도 “FIFA 징계 위원회의 결정이 우리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실망했다”며 “우리는 윤리적 행동에 연루되지 않은 우리 여자 국가대표팀 선수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처벌이라고 판단해 항소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2021년 도쿄 올림픽 여자 축구 우승국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