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보안人] 조영철 파이오링크 대표 “국산 HCI로 외산 가상화 솔루션 대체… 아시아 1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기업 목표”

김송이 기자 2024. 7. 2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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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전환(DX) 확산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사이버보안 분야 강소기업들을 소개한다.[편집자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최적화 전문 기업’을 표방합니다. 최근 기존의 복잡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단순화시키는 하이퍼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HCI) 기술이 주목 받고 있는데, 파이오링크는 자체 기술로 HCI에 보안성을 더했습니다.

조영철(54) 파이오링크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본사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제어계측공학 석사, 전기공학 박사를 받은 조 대표는 지난 2000년 연구실 선·후배 7명과 함께 파이오링크를 설립했다.

파이오링크는 네트워크·정보보호 솔루션 개발 전문 기업이다. 애플리케이션 전송장치(ADC), 보안스위치, 웹방화벽, HCI 등 데이터센터 핵심 솔루션과, 정보보안 침해·서비스 동향을 365일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사전 확인·분석·컨설팅 등의 보안 서비스를 제공한다.

설립 후 약 10년 간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킹을 전문으로 하던 파이오링크는 지난 2013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최적화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고, 같은 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16년에는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환경 내에서 중앙집중으로 액세스 스위치를 관리·제어하는 스위치 장비를 출시했다. 다음은 조 대표와의 일문일답.

조영철 파이오링크 대표./파이오링크 제공

ㅡ대학원을 다니다가 창업하게 된 계기는.

“박사학위 취득을 앞두고 진로 고민을 했다. 당초 학자의 길을 걸을 계획이었지만, 학문을 넘어 더 많은 사람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 마침 전공한 것이 네트워크 이론 쪽이었고, 인터넷 프로토콜을 공부하던 때여서 같이 공부하던 사람들과 네트워크 보안으로 사업 아이템을 잡았다.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듯 ‘데스 밸리(death valley)’가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 확산과 함께 네트워크 보안 기술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확신이 있었고, 꾸준히 제품이 팔렸다. 힘들어도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갔고, 기술 보증 등의 방식으로 대출을 받으며 버텼다. 결국 7년 차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ㅡ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집중하게 됐나.

“아마존이 2006년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했고, 2010년 초부터 국내에서도 데이터센터에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필요로 하는 장비부터 다르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일을 해야겠다고 목표를 세우고, 신제품을 준비했다.

이 때 출시된 게 클라우드 네트워크 관리 스위치다. 2016년 ‘티프론트 클라우드 스위치’ 출시를 통해 물리적 장비를 활용해야 했던 스위치 관리를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가능하도록 했다. 고객사는 별도의 관리 서버와 네트워크 지식이 없어도 네트워크 스위치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후에도 다양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관련 제품을 선보였다. 2021년에는 ‘팝콘 HCI’를 출시해 HCI 시장에 뛰어들었다. HCI는 별개로 관리했던 컴퓨팅, 네트워크, 스토리지를 단일 시스템으로 통합한 것이다. 지난 2월에는 ‘클라우드 시큐리티 플랫폼’을 공개했다.”

ㅡ클라우드 시큐리티 플랫폼에 대해 설명해달라.

“HCI 위에 ‘시큐리티(보안)’ 기능을 올린 것이다. 기존에는 다양한 보안 서비스 연계나 암호화 트래픽 관리, IP 관리, 보안관제 연동 등을 위해 다양한 기술이나 제품을 사용자가 복잡하게 조합해야 했다. 이 같은 복잡성은 기관이나 기업이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는 데 장벽이었다.

클라우드 시큐리티 플랫폼은 다양한 국내외 보안 기업의 서비스를 한 곳에 모아 쉽고 간편하게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벤더와 관계 없이 방화벽·엔드포인트 보안 등 다양한 제품을 한 번에 구축할 수 있다. 고객사는 번거로운 절차 없이 각 사에 꼭 필요한 기능들만 골라 클라우드 보안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사이버 위협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국가 클라우드 컴퓨팅 보안 가이드라인’ 권고사항을 완벽히 충족해 클라우드 전환을 고려하는 공공기관에게 적합한 제품이다. 더구나 HCI 시장을 주도하는 VM웨어의 구독제 전환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기업들에게 좋은 대안이 된다고 생각한다.”

ㅡ보안 업계 화두인 ‘제로 트러스트’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클라우드 등을 이용한 근무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 사이버 범죄도 교묘해지면서 ‘아무 것도 신뢰하지 않는다’는 제로 트러스트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보안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필수로 실천해야 하는 모델이며, 그 과정에서 사이버보안 기술이 발전될 수 있다.

파이오링크는 제로 트러스트 시장 공략을 위해 내부망 보안 대책으로 개발한 티프론트(TIFront) 보안 스위치를 올해 초 ‘티프런트 ZT’로 발전시켰다. ‘티프런트 ZT’는 제로 트러스트 구현의 핵심 3원칙 중 하나인 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초세분화)을 구현하는 게 특징이다.

그동안 네트워크 보안책으로 주목받던 ‘망분리’는 무 자르듯 네트워크 구역을 구분해 특정 사용자만 망 접속이 가능하도록 쪼개놨다. ‘티프런트 ZT’는 사용자 기기를 하나하나 식별해 네트워크 접근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 네트워크의 기본 요소인 스위치 기반이라 기존 스위치를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제로 트러스트를 실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ㅡ해외 진출 성과는.

“해외 매출의 90% 이상이 일본에서 나오고 있다. 일본은 2003년 네트워크 장비를 수출하며 가장 먼저 진출한 해외 시장이다.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교류하기가 좋고, 시장 규모는 한국의 2~3배 수준이다.

최근엔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는 물론이고 중동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는 인구가 많고, 인도네시아 같은 경우 투자 규모도 큰 편이라 성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곧 성과가 나오도록 노력하겠다.”

ㅡ앞으로의 목표는.

“단기적으로는 HCI 등 클라우드 보안 솔루션을 시장에 안착시키는 데 집중하려 한다.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클라우드 보안 생태계 구축을 이루고, 보안 서비스 등의 사업 규모도 키울 예정이다.

시장 흐름도 좋다. 외국산 HCI 등의 제품 가격 인상으로 대체재를 찾는 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오링크는 개발부터 설계, 제조까지 가상화 솔루션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이뤄내고 있다.

장기적인 목표는 아시아에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서비스로 1위를 하는 것이다. 네트워크 서비스로 시작해 보안, 클라우드 사업을 영위하는 시스코 같은 기업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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