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독식' 혈투…경합주 6곳·선거인단 270명을 잡아라[美대선 D-100]

권성근 기자 2024. 7.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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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 주 가운데 5~6개 경합주서 승패 갈릴 듯
해리스 경합주 경쟁력 보여야 대선서 승산 있어
승자 독식 구조…선거인단 270명 확보 시 승리
[미국=AP/뉴시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2024.07.24.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면서 미국 대선판은 요동을 치고 있다.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를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달 말 첫 TV 토론 이후 사퇴 압박을 받던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완주 의지를 드러냈지만, 결국 미국 내 부정적인 여론에 밀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바통을 넘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로 2024년 미 대선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간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 선거 방식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억4000만 유권자…경합주 6곳이 승부처

올해 미국 대선은 6개 경합주 결과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BBC는 지난 23일(현지시각) "올해 미국 선거에는 약 2억4000만명이 투표권을 갖고 있지만, 이들 중 상대적으로 소수만이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는 문제를 매듭지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경합주 6곳은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 등이다. 누가 백악관의 주인이 될지 열쇠를 쥐고 있는 곳이다.

반면 미국 정치 컨설팅 기관 '270 투윈(270 toWin)'은 최근 전망에서 애리조나, 네바다,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등 5개 경합주 결과에 따라 승자가 결정될 것으로 봤다.

[서울=뉴시스] 유세 중 총격을 당해 부상을 입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른쪽 귀에 거즈를 붙인 채 연설 무대에 올라 건재함을 과시한 가운데 그를 따라서 귀에 거즈를 붙이는 이른바 '거즈' 패션이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최신 트렌드로 떠올랐다. (사진=악시오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공화당과 민주당 진영은 이들 주에서 부동층 표심을 얻기 위해 집중적인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애리조나와 조지아, 미시간주를 비롯한 핵심 경합주에서 승리해 당선의 기반을 마련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강세 지역뿐만 아니라 경합주에서 선전해야 대선 본선에서 승산이 있다.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한 해리스 부통령은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짝 추격하며 위협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양자 대결에서 47%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9%)에 2%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기 전인 이달 초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양자 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6%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지난 9~12일 실시한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1%포인트 차이로 뒤졌고, 버지니아주에서는 5%포인트 차로 앞섰다.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 및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높다.

전체 선거인단 538명…과반 270명 이상이면 승리

[워싱턴=AP/뉴시스] 2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밖에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그간의 고마움이 담긴 풍선들이 걸려 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델라웨어주 사저에서 격리 중이던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을 107일 남기고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2024.07.22.
미 대선은 50개 주에서 각 주당 인구 비례에 따라 배정되는 총 538명의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승자독식(winner-takes-it-all)' 방식이다.

선거인단 선정 방식은 그 주의 하원의원 수와 상원의원 2명을 합한 숫자다.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는 예외로 인정해 3명이 정해졌다. 하원의원은 그 주의 인구 비례에 의해 결정되지만, 상원의원은 인구와 상관없이 각 주에서 2명을 뽑는다.

미국의 각 주는 승자독식 제도를 운용하고 있지만, 네브래스카주와 메인주는 예외로 이곳에서는 득표율에 따라 선거인단을 배분한다. 미 대선은 득표율과 관계없이 선거인단 기준으로 과반인 270명만 확보하면 승리할 수 있다.

전국 득표율에서 앞섰지만 선거인단 확보에 밀려 낙선한 사례도 있다.

2000년 대선 당시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전체 득표율 48.4%로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47.8%)에 앞섰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271명 대 266명으로 밀려 당선에 실패했다.

선거인단은 대선이 끝난 뒤 다음 달인 12월 각주의 주도에서 자기 당 후보에게 형식적으로 투표하며 그 결과는 봉투에 밀봉돼 상원의장에게 보내진다. 상원의장은 1월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투표 결과를 공개 집계해 대통령과 부통령 당선자를 발표한다.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2020 대선 결과에 불복하면서 수천 명의 열성 지지자들이 연방의회에 난입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일부 극렬 지지자들은 트럼프 '부정 선거' 주장에 동조하면서 바이든 승리를 공식화하는 상·하원의 당선 인증 절차(선거인단 집계)를 막기 위해 2021년 1월6일 의사당에 몰려갔다.

이들의 의회 난입과 폭력에 위협을 느낀 의원들이 긴급 대피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인증이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의회 건물 내부로 진입한 폭력 시위대는 상원의장석을 점거하고, 하원의장실에 들어가 기물을 파괴하는 등 민의의 전당을 유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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