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에 성수기 앞둔 여행사 '울상'…중소업체 도산 우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차민지 기자 =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로 여행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이번 정산 지연 사태는 연중 최고 성수기인 휴가철(7∼8월)을 앞두고 발생해 피해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 모두투어, 교원투어, 참좋은여행을 비롯한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티몬·위메프에서 지난 6월 출발 상품에 대한 대금부터 정산받지 못하고 있다.
여행 상품은 특성상 출발하는 날짜를 상품 구매를 확정하는 날짜로 간주하고, 여행사는 익월 정산 기한에 맞춰 정산금을 받는다.
소비자가 2월에 넉 달 이후인 6월에 출발하는 패키지 상품을 결제했더라도, 여행사에는 7월에서야 정산금이 들어오는 식이다.
이 때문에 여행사들은 8월 출발하는 해외여행 상품을 예약한 소비자들이 티몬·위메프에 취소·환불 신청 후 여행사에서 재결제해야만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다만, 주요 여행사는 티몬·위메프가 진행한 프로모션으로 공급가보다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최대한 같은 가격으로 재결제를 진행해줄 방침이다.
일부 중소 여행사를 제외하고 대다수는 재결제를 거부한 고객에 대한 취소 위약금도 면제해주고 있다.
소비자들은 여행사 조치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품에 대한 정당한 값을 지불하고도 두 번 결제하게 된 셈이어서다. 티몬·위메프에서 환불받을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
이에 따라 일부 여행사는 포인트 환급이나 정상 출발 등의 대책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교원그룹은 교원투어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취소 후 재결제하고 티몬·위메프에서 환불받지 못하면 포인트로 보상하기로 했다.
이번 보상안의 지원 대상은 약 9천명으로, 금액으로는 80억원에 이른다.
야놀자 계열사인 인터파크트리플은 7∼8월 출발하는 인터파크 투어 패키지상품을 구매한 고객 모두에게 원래대로 출발을 보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터파크 투어는 티몬·위메프에서 환불받지 못했고, 인터파크 투어에도 재결제를 하지 않은 고객들에게 별도의 재결제 절차 없이 출발을 보장한다.
인터파크 투어에 재결제를 했으나 티몬, 위메프에서 환불받지 못한 고객이라면 재결제대금을 환불해주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여행업협회(KATA)에 소비자 피해 최소화를 위해 여행계약 이행에 협조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여행사 입장에서도 손실 위험에 놓여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미 일정이 마무리된 여행상품에 대해선 여행사가 항공사, 호텔, 현지 협력업체 등의 비용까지 떠안았기 때문이다.
8월 이후 출발 상품에 대해서는 예약 취소로 항공사, 호텔 등에 대한 위약금도 고스란히 여행사의 손실로 이어진다.
올해 9월 비교적 길 추석 연휴 출발 여행 상품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여행사들은 코로나19 이전으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해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사가 피해를 본 금액이 '거래액' 기준이라 더 문제가 심각하다"며 "소비자가 1천만원을 결제했다고 해도 실제 여행사가 1천만원을 다 받는 것이 아니다. 여행사의 매출 기반은 이 중 일부인 '알선 수수료'"라고 설명했다.
미정산 사태가 2차, 3차, 4차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경우 규모가 작은 여행사일수록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아직 코로나19 피해에서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중소 여행사는 은행 대출도 남아 있는 데다 티몬·위메프 판매 의존도가 높다"며 "이들 중소 업체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태로 전반적인 여행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여행사 관계자는 "이번에 피해를 본 사람들이 아예 여행을 꺼릴 수 있다"며 "앞으로 불안해서 누가 온라인으로 여행상품 구매를 하겠나. 이번 여름휴가를 포기하려는 사람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aka@yna.co.kr, cha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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