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김우민 아버지 "내 아들은 천재 아닌 노력형…황선우, 고마워"
"시작은 배영…자유형 1,500m 입문한 뒤 일취월장"
(파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많은 한국 수영 관계자가 김우민(22·강원도청)을 '자유형 천재'라고 부른다.
1,500m 장거리 선수였던 김우민이 400m는 물론이고, 200m에서도 재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자유형 400m에서는 2024 세계선수권 우승에 이어,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빛나는 동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김우민을 지켜본 아버지 김규남 씨는 아들이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28일(한국시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 아들, 내가 봐도 대견하지만 천재는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규남 씨에게는 재능을 올림픽 메달로 승화시킨 '아들의 노력'이 더 눈에 들어왔다.
김 씨는 "우민이는 어린 시절에는 예선 탈락만 하는 선수였다"며 "엄청난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 우민이가 더 대견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민이가 올림픽 메달까지 따게 된 건 황선우 덕"이라며 "황선우에게 정말 고맙다"라고 의외의 말을 꺼냈다.
황선우(강원도청)는 김우민의 2년 후배다.
하지만, 황선우는 2021년 도쿄 올림픽 때부터 세계적인 선수로 인정받았다.
김규남 씨는 "황선우를 보면서 우민이가 좋은 자극을 받았다. 후배인 선우가 자신보다 뛰어나다는 걸 인정하고서 선우에게 많이 배웠다"며 "선우 덕에 한국 수영 경영 선수들이 대한수영연맹 등 여러 곳에서 지원받았고, 호주 전지훈련 등을 통해 우민이의 시야도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우민과 황선우는 절친한 선후배다.
황선우가 먼저 주목받았지만, 김우민은 황선우를 질투하지 않았다.
오히려 황선우의 능력을 인정하고, 황선우 덕에 받은 지원에 고마워했다.
동시에 황선우처럼 세계 중심부에 진입하고자 노력했다.
둘의 우정은 한국 수영의 르네상스를 불렀다.
올해 2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김우민은 자유형 400m, 황선우는 자유형 200m에서 정상에 올랐다.
둘은 이호준(제주시청), 양재훈(강원도청)과 힘을 모아 남자 계영 800m에서 은메달을 합작하는 쾌거도 이뤘다.
단일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수영 경영이 두 명 이상의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것도, 단체전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도 2024년 도하 대회가 처음이었다.
한국 수영은 파리에서 역대 올림픽 사상 최고 성과를 노렸고, 김우민은 첫날 동메달 획득으로 동료들에게 힘을 줬다.
김우민은 수영을 즐긴 아버지 덕에 어린 시절부터 물에 뛰어들었다.
취미로 수영하던 김우민은 부산 중리초교 5학년 때 하성훈 교사(현 응봉초교 교사)의 제안으로 '엘리트반'에 들어갔다.
김규남 씨는 "하성훈 선생님은 우리 가족의 은인이다. 선생님이 '이번에 이런 대회가 있다. 출전해보자'라고 권유하면서 우민이가 여러 대회에 출전하고, 수영에 더 흥미를 느꼈다. 지금도 선생님과 연락하고 지낸다"고 전했다.
소년 시절 김우민의 주 종목은 배영이었다.
김 씨는 "부산체중 2학년까지 배영을 했는데, 원하는 만큼 기량이 향상되지 않았다"며 "중학교 2학년 말에 소년체전에서 예선 탈락한 뒤,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자유형 1,500m에 도전했다. 바로 전국대회 4위를 했고, 이후 기록이 쑥쑥 올랐다"고 떠올렸다.
고교 때 국내 중장거리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김우민은 특히 자유형 400m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6위(3분45초64)에 오르더니, 2023년 후쿠오카 대회 5위(3분43초92)로 기록과 순위를 올렸다.
올해 2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는 3분42초71을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김규남 씨는 "나도 우민이가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메달만 따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자꾸 우민이가 우리를 놀라게 한다. 고맙고, 감사하다"고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은 또 일어났다.
김우민은 파리 올림픽에서 당당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내와 '우리 아들이지만, 정말 대단하다"고 손 붙잡고 말했다"고 기뻐하던 김규남 씨는 "우민이가 할 수 있다고 외칠 때 호응해준 많은 분께 감사하다. 우민이를 포함한 우리 가족은 늘 고마워하면 살 것"이라고 재차 감사 인사를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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