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이후 첫 쾌거! 김우민, 남자 자유형 400m 동메달… 올림픽 12년 만의 수영 메달 나왔다 [올림픽 NOW]
[스포티비뉴스=파리(프랑스), 이충훈 기자] 남자 경영의 간판 스타 중 하나인 김우민(22·강원도청)이 주 종목에서 값진 메달을 따냈다. 2012년 런던 대회 박태환 이후 한국 수영에서 첫 메달이 나오는 감격의 순간을 만끽했다.
김우민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2초50의 성적으로 터치패드를 찍으며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수영 역사에서 올림픽 메달이 나온 건 2012년 런던 대회 박태환 이후 처음이다. 김우민이 한국 수영의 획을 긋는 순간이었다.
예선에서 생각보다 부진했던 김우민은 결승에서 1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예선 1위인 루카스 마르텐스(독일)이 4번 레인에 위치한 가운데 결전이 시작됐다. 쇼트는 2번 레인에 들어섰다. 중거리 중목이라 변수가 많고, 당일 컨디션이 중요했다.
스타트는 굉장히 좋았다. 김우민이 50m까지 마르텐스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100m까지도 마르텐스와 거의 차이가 없는 위치에서 돌았다. 마르텐스도 1레인에 위치한 김우민을 확인하며 레이스를 진행했다.
150m까지도 마르텐스가 1위, 김우민이 거의 비슷한 순간 2위로 통과했다. 150m까지의 구간 기록도 굉장히 좋았다. 마르텐스와 김우민은 200m까지 세계 기록 페이스로 역영했다. 김우민도 자신의 페이스보다 빨랐다. 위닝턴과 쇼트도 200m 이후 치고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역시 4명의 선수가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김우민은 250m까지 2위를 기록했다.
300m까지도 마르텐스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김우민은 막판 스퍼트를 했다. 마르텐스가 1위를 지킨 가운데 350m에서는 김우민이 2위, 쇼트가 3위로 통과했다. 마지막 50m 구간에서 위닝턴이 2위로 올라오며 2위 자리를 뺏기기는 했지만 3분41초50의 기록으로 쇼트를 간발의 차이로 제치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로 거듭난 김우민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최대 5개 종목에 출전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기록을 자랑했다. 하지만 주 종목인 자유형 400m, 그리고 계영 800m를 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유형 800m와 1500m는 불참하기로 했다. 그만큼 400m에 대한 목표가 컸다.
그럴 만도 했다. 기량이 급성장했다. 지난 3년간 쭉쭉 뻗어 나갔다. 김우민은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남자 800m 자유형 계영 주자로만 경기에 나섰다. 개인전에는 나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거듭나며 이번 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도 기록이 떨어지지 않았다. 올해 자유형 400m 최고 기록은 3분42초42로 루카스 메르텐스(독일·3분40초33), 일라이자 위닝턴(호주·3분41초41), 새뮤얼 쇼트(호주·3분41초64)에 이어 4위였다. 기록 차이가 아주 큰 것은 아니라 당일 컨디션에 따라 메달 색깔이 달라질 수 있는 수준이었다.
툭히 김우민은 올해 2월 열린 2024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3분42초71를 기록해 정상에 올랐다. 당시 쇼트는 출전하지 않았으나 김우민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수영 전문매체 스윔스왬도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남자 자유형 400m를 예상하며 금메달 쇼트, 은메달 마르텐스, 그리고 동메달로 김우민을 예상했다.
이번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는 37명이 출전했고, 이들은 5개 조로 나눠 상위 8명을 결정했다. 김우민은 아슬아슬하게 예선을 통과했다. 예선에서 첫 100m까지는 치고 나가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하는 듯했다. 300m까지도 쇼트와 1위를 다퉜다. 하지만 300m 이후 속력이 뚝 떨어지며 처졌다. 결국 길례르미 코스타(브라질·3분44초23), 쇼트(호주·3분44초88), 에런 새컬(미국·3분45초45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5조 경기만 남은 상황에서 1~4조 합계 기록에서 김우민은 5위로 처졌다. 5조 경기 결과에 따라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도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5조에서 김우민보다 더 빠른 선수가 두 명에 그쳐 7위로 결선에 올랐다. 김우민은 37명이 출전한 예선에서 전체 7위에 올라 8명이 얻는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고, 마르텐스가 예선 1위를 기록했다.
김우민이 올림픽 결승 무대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개인전에 출전하지 못해 계영 800m에만 나갔다. 당시 13위로 예선 탈락하면서 결승에는 나가지 못했다. 예선이 끝난 뒤 김우민은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마지막까지 가슴을 졸였음을 인정하면서 “마지막 100m에서 생각만큼 속력이 올라오지 않아 나도 당황했다. 원래 오후 경기에 더 잘하는 편이다. 결승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은 메달 4개를 기록했는데 모두 ‘마린보이’ 박태환의 것이었다. 박태환은 2008 베이징 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수영의 역사를 새로 썼다. 베이징 대회에서는 자유형 200m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했다. 4년 뒤 열린 2012 런던 대회에서는 자유형 400m와 200m 은메달을 기록하며 홀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를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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