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과 임종훈이 승부처에 강한 비결 “우리 서로를 믿으니까”

신유빈(오른쪽)과 임종훈이 28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 복식 16강에서 독일의 당치우와 니나 미텔함을 상대로 점수를 얻어낸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힘들어도 오빠만 믿었죠.” “난 (신)유빈이를 믿었는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 복식에서 서전을 승리로 장식한 신유빈(20·대한항공)과 임종훈(27·한국거래소)이 서로를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신유빈과 임종훈은 28일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 복식 16강에서 독일의 당치우와 니나 미텔함을 4-0으로 눌렀다.

게임 스코어는 압도적인 승리였지만 경기 내용은 치열하기 짝이 없었다. 매 경기 상대에게 리드를 내주다가 힘겹에 승리하는 그림이 연출됐다.

신유빈은 경기가 끝난 뒤 “꼭 2점씩 내주면서 경기를 풀어갔는데, 그걸 신경쓰지 않은 게 오늘 승리의 비결”이라면서 “오빠가 옆에서 너무 잘해줘서 그냥 믿고 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임종훈 역시 “반대로 유빈이만 믿고 했다. 사실 우리가 상대보다 호흡이 더 좋다보니 힘든 경기도 뒤집은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승리로 두 선수는 루마니아의 오비디우 이오네스쿠와 베르나데트 쇠츠와 준결승 티켓을 다투게 됐다.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을 따진다면 3위(신유빈·임종훈)와 11위(이오네스쿠·쇠츠)의 맞대결이다.

신유빈은 “루마니아 선수들도 한 방이 있는 선수들”이라면서 “우리도 한 번 진 적이 있기에 그 선수들도 많은 변화를 가지고 이번 대회에 나설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우리 둘이 작전을 더 준비해야 이길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신유빈과 임종훈이 경계심을 풀지 않는 것은 이번 대회가 예측불허로 흘러가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8년 만에 올림픽 무대로 돌아온 북한의 리정식과 김금용이 16강에서 우승 후보인 하리모토 도모카즈와 하야타 히나에게 4-1로 승리했다. 하리모토와 하야타는 혼합 복식 랭킹 2위이기도 하다.

임종훈은 “원래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라 생각했다. 아시안게임에서 만났을 때도 정말 까다롭다고 생각했었다. 오늘 경기를 보니 역시 잘하더라”고 평가했다. 신유빈은 “(시드 배정에서) 우리가 일본을 만나는 것이었으면 남·북전이 열릴 뻔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차라리 (중국을 만나는 게) 나은 것 같기도 하다”고 웃었다.

두 선수는 혼합 복식의 순조로운 출발을 바탕으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에서도 메달을 향해 내달리겠다는 각오다. 임종훈은 “오늘 경기를 잘 풀었으니 내일 경기(개인전)도 자신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고, 신유빈은 “앞으로 경기에서도 더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파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