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러 라브로프·北 리영철 '면전'에 "북러 군사협력 규탄"

노민호 기자 2024. 7. 27.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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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7일 러시아와 북한이 참석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무대에서 러북 군사협력을 규탄해 주목된다.

조 장관은 이날 ARF 개최에 앞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도 북러 군사협력을 비판하며 "비핵화만이 북한의 유일한 선택지라는 단호하고 단합된 메시지를 EAS 회원국들이 분명하게 발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의 규탄 행보에 러시아는 '모르쇠'로 일관했고, 북한은 '미국 비판'에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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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안보리 결의 위반 안해" 모르쇠…北은 '미국 책임론'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관련 일정을 마무리한 27일(현지시간)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유은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7.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비엔티안=뉴스1) 노민호 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7일 러시아와 북한이 참석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무대에서 러북 군사협력을 규탄해 주목된다. 사실상 '면전'에 대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조 장관은 이날 비엔티안 오후 내셔널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최근 '준 군사동맹' 복원 후 군사·경제 분야에서 밀착 면을 넓히고 있는 북러와 관련해 "동북아와 전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고 있는 유일한 다자 안보 협의체다. 아세안 10개국과 한미일 3국, 중국, 러시아 등 총 27개국이 함께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 ARF에 최선희 외무상 대신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를 대신 참석시켰고 러시아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자리했다.

지난 25일 라오스에 도착한 조 장관은 27일까지 이어진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 북러 비판에 초점을 맞췄다.

리영철 주라오스 북한 대사가 27일(현지시간)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7.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조 장관은 이날 ARF 개최에 앞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도 북러 군사협력을 비판하며 "비핵화만이 북한의 유일한 선택지라는 단호하고 단합된 메시지를 EAS 회원국들이 분명하게 발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줄 차단과 북한인권·인도적 상황 개선을 위해 EAS와의 단합된 대응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AS는 2005년 출범한 역내 주요국 정상들 간의 전략적 협의체로서 아세안 회원국들을 비롯해 우리나라와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이 참가하고 있다.

특히 조 장관은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약식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도 '북러 군사협력 강화에 대한 우리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했다.

조 장관의 규탄 행보에 러시아는 '모르쇠'로 일관했고, 북한은 '미국 비판'에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라브로프 장관뿐 아니라 (러시아는 그간)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말해왔다"며 "(북러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도) 방어적인 것이지 공세적인 것이 아니라는 게 공개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7일(현지시간)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약식 회동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2024.7.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이 고위당국자는 "(러시아는) 전반적으로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하고 있는 여러 가지 군사적인 위협적인 움직임에 대해 총체적으로 비판했다"라며 "북한도 그와 유사한 얘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조 장관은 아세안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여론전'에도 외교 역량을 집중했다.

조 장관은 이날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외교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ARF를 포함한 다양한 다자·양자 협의 계기에 국제사회가 연대해 북한이 비핵화 대화로 복귀할 것을 촉구하는 단호한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세안은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이례적으로 일부 국가들은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라고 부연했다.

이밖에 조 장관은 3년째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우크라이나의 주권, 영토보전, 정치적 독립을 지지한다"라며 러시아와 날을 세웠다. 또 한국이 다방면에서 대(對)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속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한편 조 장관은 ARF와 EAS 등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으로 아세안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다만 "남중국해 해로의 평화·안정·안전은 한국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라며 △항행·상공비행의 자유 △유엔해양법협약을 포함한 국제법 준수 △규칙기반 해양질서 확립의 중요성 등 남중국해 사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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