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에서 멈춘 송세라의 도전…“단체전에선 기분 좋은 눈물이 되었으면”[파리올림픽]
송세라(31·부산시청)는 3년 전 도쿄 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16강에서 탈락했다. 당시 세계랭킹 1위 마리아 포페스쿠(루마니아)를 만났는데 반격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했다. 송세라는 당시를 떠올리며 “터무니없이 졌다”고 말했다. 이번엔 달랐다. 세계랭킹도 오르고 기량도 더 좋아졌다. 올림픽 개인전 첫 입상을 기대해 볼 만했다.
하지만 송세라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16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송세라는 27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16강전에서 ‘난적’ 에스테르 무허리(헝가리)에게 6-15로 져 탈락했다. 2피리어드까지 5-7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던 송세라는 3피리어드 초반 무허리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번에도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엔 다르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한 대회라 더 아쉬움이 컸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송세라는 개인전을 마친 소감을 묻는 물음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송세라는 흘러나오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경기를 잘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원하는 타이밍이 생각보다 나오지 않았다”며 “처음부터 경기가 어렵게 풀렸다. 개인전 결과는 아쉽지만, 단체전이 남았기 때문에 준비 잘하겠다”고 말했다.
송세라는 세계 레벨에서 경쟁하는 여자 에페 선수 중 키(164cm)가 작은 편이다. 부단한 노력으로 신체적인 약점을 극복해 세계랭킹 1위를 찍어보기도 했다. 이날 상대한 무허리의 키도 180cm였다. 송세라는 “여러 번 붙어봤던 선수라 체격적인 부분에선 크게 어렵지 않았다”며 “상대가 준비를 잘했고, 기술과 타이밍 면에서 제가 부족했다”고 전했다.
이내 감정을 추스른 송세라는 단체전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그는 “개인전에서 3명(강영미, 이혜인) 다 떨어지는 바람에 아쉬운 마음이 굉장히 크다. 얼마 뒤 단체전을 하니까 준비를 잘해서 좋은 성적 내고 싶다”며 “그때 흘리는 눈물은 기분 좋은 눈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자 에페 단체전은 30일 오후 8시30분 시작된다. 한국의 8강 첫 상대는 개최국 프랑스다.
파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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