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명 사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바흐 위원장, 尹 대통령에 공식사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AP뉴시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을 북한으로 소개한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27일 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오후 8시 5분부터 약 10분 간 바흐 IOC 위원장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면서 "바흐 위원장은 대통령에게 전화해 전날 우리나라 선수단 소개 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직접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날 바흐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 발생했으며, 정중하고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하계, 동계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한 나라로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번 일에 많이 놀라고 당혹스러웠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또 "각종 미디어와 SNS를 통해 이번 일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당부한다"고 요구했다. 바흐 위원장도 "우려하신 내용을 잘 이해했으며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파리 = 정세영 기자

윤 대통령과 바흐 위원장의 통화에 앞서,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나 "개인으로나 국민으로서, 또 주무 부처의 차관으로서 굉장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우리나라에 IOC 위원이 세 분 계시는 만큼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같은 자리에서 "과거 태극기를 거꾸로 다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우리나라 국가명을 영어와 프랑스어 모두 북한으로 부르는 일은 전혀 상상도 못 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IOC와 파리 조직위에 서면과 구두 등의 방식으로 직접적이며 솔직하게 잘못을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장 차관, 이기흥 회장은 현지시간으로 27일 오후 5시 30분 파리 모처에서 바흐 위원장, 토니 에스탕게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장과 4자 회담을 해 IOC와 파리 조직위 측의 공식 사과를 듣고 재발 방지를 촉구할 예정이었지만, IOC는 이 회장이 바흐 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전화 통화 시 배석했다는 이유로 만남을 취소했다. IOC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현지시간 27일 중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에 공식 사과 서신을 전달하기로 했다.

파리 = 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