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명' 쐐기박은 이재명, 김두관 안방서도 '89.8% 득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후보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경선에서도 권리당원 표 90% 가까이 쓸어 담으며 독주를 이어갔다. 영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두고 있는 김두관 후보가 지역민과의 유대감을 토대로 반전을 시도했으나, 이 후보 대세론은 꺾지 못했다. 당내에선 이 후보가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조에 쐐기를 박았다는 말이 나왔다.
경남도지사와 경남 양산을 지역구 의원 등을 지낸 김두관 후보의 약진이 일부 점쳐졌으나, 이 후보의 일방적인 승리로 싱겁게 끝났다. 2위 김 후보는 7차례 경선에서 도합 8.02%(5594표)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다. 그가 경남지역에서 11.67%로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고 보긴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는 부울경에서 지지세를 확인한 뒤, 이를 토대로 2026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려 했을 것"이라며 "김두관 후보 입장에선 목표 달성에 실패했고, 이재명 후보 입장에선 확실한 승리에 쐐기를 박은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결과만 나온 것이지만 대세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은 총 15차례에 걸친 지역 순회 경선을 마친 뒤 다음 달 18일 전국당원대회에서 당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한다. 본경선 결과는 대의원 14%, 권리당원 56%,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결정한다. 온라인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권리당원들은 내달 17~18일 진행되는 ARS(자동응답방식)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투표 결과에 대해 "당원 여러분이 제게 큰 짐을 지워주는 것이라 생각하고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김 후보는 예상보다 부울경 득표율이 낮다는 말에 "당원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지방선거·대선에서 이기려면 외연이 넓어져야 하는데 현재 민주당 당심과 민심이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울산 경선에서 '이재명 지도부'가 4·10 총선을 지휘하며 영남을 소홀히 해 영남권 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렇게 영남을 홀대하면 지방선거·대선에서 우리를 선택해 주실 것인가"라며 "울산의 권리당원 숫자는 적은데, 아마 온라인으로 투표했다면 최고위원·당대표 후보들은 영남을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경선에서는 김 후보가 "소수·강경 '개딸'(개혁의딸·이 후보 강성 지지층을 일컫는 말)이 민주당을 점령했다"고 발언하면서 잠시 소동이 일기도 했다. 현장에선 야유와 박수가 뒤섞여 나왔다. 한 참석자는 "나는 개딸입니다"라며 이 후보를 향한 응원을 보냈다. 김두관 후보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려 보이거나 욕설을 하는 이도 있었다. 반면 김 후보의 발언에 공감하는 뜻으로 손뼉을 친 사람도 일부 있었다.
이 후보에 대해선 자신감과 여유로움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는 김두관 후보의 날 선 비판에 "입장 차이가 있으면 토론하면 된다. 또 결론을 내면 거기에 (모두가) 따르면 되는 게 아니겠나. 우리는 크게 보면 하나다"라면서 의연하게 대응했다. 이 후보는 기자들에게도 "얼마든지 의견은 다를 수 있다. (김 후보의 비판이) 오히려 민주당의 다양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연설 시간을 할애해 다른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을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울산 경선에서 "민주당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함께하고 계신 김두관·김지수 후보를 위해 격려 박수를 부탁드린다"며 "그리고 당대표를 해도 모자라지 않은 우리 민주당의 최고위원 후보들을 위해서도 박수 한 번 보내달라"고 말했다.
이날 기준 누적 경선 결과는 정봉주(19.68%), 김민석(16.05%), 김병주(14.76%), 전현희(13.13%). 이언주(12.11%), 한준호(11.81%), 강선우(6.32%), 민형배(6.14%) 후보 순으로 집계됐다.
창원(경남)=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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