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친퀘테레 '사랑의 길' 12년 만에 재개장

신창용 2024. 7. 2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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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서북부 해안을 따라 위치한 다섯 개의 절벽 마을 친퀘테레의 낭만적인 해안 산책로 '사랑의 길'이 12년 만에 재개장했다.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와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2012년 9월 산사태 이후 폐쇄됐던 '사랑의 길'이 복원 공사를 마치고 이날부터 개방됐다.

친퀘테레에서 휴가를 보내던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의 기자 파올로 모넬리가 이 글귀를 발견했고, 그는 기사에서 지역 당국에 이 길의 이름을 바꿀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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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산사태로 폐쇄됐다가 복원공사 마치고 개방
당분간 주민들만…8월 9일부터 사전 예약 관광객 입장
친퀘테레 '사랑의 길' [EPA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서북부 해안을 따라 위치한 다섯 개의 절벽 마을 친퀘테레의 낭만적인 해안 산책로 '사랑의 길'이 12년 만에 재개장했다.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와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2012년 9월 산사태 이후 폐쇄됐던 '사랑의 길'이 복원 공사를 마치고 이날부터 개방됐다.

2022년 1월부터 시작된 복원 공사에는 2천300만유로(약 346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지형이 험준해 자재를 헬리콥터로 운반했고, 작업자들이 깎아내린 절벽에서 로프에 의지해 작업을 수행했다.

이탈리아어로 다섯 개의 땅을 의미하는 친퀘테레는 몬테로소알마레, 베르나차, 코르닐리아, 마나롤라, 리오마조레 등 다섯 마을로 이뤄져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지난해 400만명이 몰린 관광명소다.

'사랑의 길'은 리오마조레에서 마나롤라를 잇는 약 900m 길이의 해안 절벽 길이다. 원래는 두 마을 사람들이 왕래하기 위해 만든 오솔길이었다. 그런데 누군가 분필로 '비아 델 아모레'(사랑의 길)라는 글귀를 쓴 후 운명이 바뀌었다.

친퀘테레에서 휴가를 보내던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의 기자 파올로 모넬리가 이 글귀를 발견했고, 그는 기사에서 지역 당국에 이 길의 이름을 바꿀 것을 촉구했다.

'사랑의 길'에 걸린 사랑의 자물쇠 [EPA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후 '사랑의 길'은 전 세계 여행객들이 꼭 방문해야 할 코스로 변했다. 폐쇄되기 전에는 매년 85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이 길을 걸으며 절경을 감상했다. 많은 사람이 벽에 자신의 이름이나 사랑의 메시지를 새겼고, 영원한 사랑을 비는 자물쇠를 매달았다.

다만 새롭게 복원된 '사랑의 길'은 벽에 글귀를 쓰는 것이 금지된다. 또한 당분간은 주변 지역 주민과 휴가용 주택 소유주에게만 개방되고, 8월 9일부터는 사전 예약한 관광객만 입장할 수 있다.

방문객들은 사전에 5유로(약 7천500원)의 티켓을 구매해야 하며, 입장 인원은 시간당 400명으로 제한된다. 방문객들은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리오마조레에서 마나롤라까지 한 방향으로만 걸을 수 있다.

파브리치아 페쿠니아 리오마조레 시장은 "우리는 보다 지속 가능한 경험을 보장하고자 한다"며 "관광객 수를 줄이려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의 흐름을 관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 관광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3%를 차지하는 거대 산업이지만 피렌체, 베네치아 등에서는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베네치아는 관광객들이 비수기에 도시를 방문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올해 4∼7월 주말과 공휴일을 중심으로 당일치기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부과하는 제도를 시범 도입했다.

오버투어리즘과 관련한 대책이 이탈리아를 찾는 관광객을 내쫓는 듯한 인상을 풍기자 정부가 진화에 나섰다.

다니엘라 산탄체 이탈리아 관광부 장관은 지난주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너무 많은 관광객에 대해 불평하지 말자. 그들도 우리가 일 년 내내 즐기는 것을 볼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재개장한 '사랑의 길'을 걷는 방문객들 [EPA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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