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키움, 선두 KIA 이틀 연속 잡았다! 고영우 싹쓸이 3타점 폭발→송성문 끝내기 안타 [고척 현장리뷰]
키움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총 1만 6000명 입장)에서 KIA를 6-5로 꺾었다.
8회 말 4득점 빅이닝으로 극적인 역전승에 성공한 키움은 41승 55패로 꼴찌 탈출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한편 3연패에 빠진 KIA는 59승 2무 37패로 60승을 또 한 번 미루게 됐다.
전날(26일)에 이어 이틀 연속 고척스카이돔에는 1만 6000명의 팬들이 찾았다. 시즌 8번째 매진 기록. 만원 관중 앞에서 두 팀은 엎치락뒤치락 명승부를 펼쳤다.
승부처는 키움이 1-2로 지고 있는 8회 말이었다. 구원 등판한 최지민은 이용규와 이주형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1사 2, 3루 위기에 놓였다. 이주형의 타구를 나성범으로부터 전해받은 박찬호가 2루 자리에서 미끄러지면서 추가 진루하는 이주형을 막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이주형의 공격적인 주루가 승패를 갈랐다. 도슨의 중견수 뜬 공 타구 때 3루 주자 이용규가 홈을 밟았다. 그 사이 2루 주자 이주형은 3루까지 내달렸고 비디오 판독에도 세이프 판정이 번복되지 않았다. 전상현이 구원 등판했지만, 송성문이 볼넷을 골라 나가면서 KIA는 김혜성에게 자동 고의4구를 줄 수밖에 없었다. 고영우는 여기서 전상현의 슬라이더를 통타해 우중간 외야를 가르면서 주자를 일소, 5-2 역전을 만들었다.
이날 키움 선발 후라도는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몸에 맞는 공 10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8번째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면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타선에서는 이주형이 재치 있는 주루를 비롯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고영우도 대타로 나와 결승 3타점 3루타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KIA에서는 선발 투수 황동하와 3루수 김도영이 빛났다. 황동하는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불펜의 방화로 승리는 챙기지 못했다. 김도영은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면서 시즌 100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이는 KBO 리그 역대 최연소 100득점 선점(만 20세 9개월 25일)이자 최소 경기 100득점(97경기)이다. 종전 최연소 100득점 선점 기록은 이승엽 두산 감독의 만 22세 1개월 15일로 김도영은 해당 기록을 1년 4개월 가까이 단축했다. 또한 종전 최소 경기 100득점 기록인 이승엽 감독과 테임즈의 99경기 역시 2경기 앞당겼다.
KIA는 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최원준(중견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나성범(우익수)-김선빈(2루수)-변우혁(1루수)-한준수(포수)-박찬호(유격수)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황동하.
이에 맞선 키움은 이주형(우익수)-로니 도슨(좌익수)-송성문(3루수)-김혜성(2루수)-최주환(1루수)-김웅빈(지명타자)-김재현(포수)-이재상(유격수)-이용규(중견수)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은 아리엘 후라도.
1회부터 홈팀 키움이 선취점을 뽑았다. 1회 초 선두타자 이주형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항동하의 6구째 시속 131km 슬라이더를 통타해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개인 처음이자 올 시즌 KBO 리그 8번째 리드오프 홈런이었다.
황동하는 도슨을 중견수 뜬 공으로 잡고 송성문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혜성에게 중전 안타와 2루 도루를 허용했으나, 최주환을 포크로 루킹 삼진을 잡으면서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압도적인 투구를 보여주는 후라도에 맞서 황동하도 씩씩하게 맞섰다. 먼저 후라도는 1회 초 김도영부터 3회 초 한준수까지 6타자 연속 삼진을 솎아내는 등 3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4회 초 1사에서 최원준에게 좌전 안타, 김도영에게 중월 투런포를 허용한 것이 유일한 흠이었다.
김도영은 KIA가 0-1로 뒤진 4회 초 1사 1루에서 높게 들어오는 후라도의 시속 146km 투심 패스트볼을 강하게 쳤고, 이 공은 125m를 날아가 중앙 담장 밖으로 향했다. 시즌 28번째 홈런을 친 김도영은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까지 홈런 두 개, 도루 하나만 남겨뒀다.
이후 최형우와 나성범을 공 6개로 처리한 후라도는 5회 다시 한 번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6회 초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1사에서 소크라테스에게 2루타를 맞았고 최원준을 맞혀 1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김도영을 유격수 땅볼, 최형우를 삼진으로 아웃 카운트 두 개를 올리면서 실점하지 않았다. 7회에도 삼진 2개를 솎아낸 후라도는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8회 대역전극이 이뤄졌다. 1사에서 이용규, 이주형이 연속 안타로 1, 3루를 만들고 도슨이 중견수 뜬 공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구원 등판한 전상현마저 송성문에게 볼넷을 내줬고 KIA 벤치는 김혜성을 거르고 고영우를 선택했다. 1사 만루에 타석에 들어선 고영우는 2구째 슬라이더를 공략했고 이 공은 우중간 외야를 갈랐다.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싹쓸이 3루타였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9회 초 KIA는 기어코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1사 상황에서 최형우가 2루타를 때린 것이 시작이었다. 나성범이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박정우로 교체됐다. 여기서 홍종표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홍종표는 주승우의 초구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중간 외야를 가르는 2타점 3루타를 만들었다. 뒤이어 대타 이창진이 좌익수 뜬 공으로 홍종표를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5-5 동점에 성공했다.
치열한 명승부에서 마지막에 웃은 건 홈팀 키움이었다. 9회 말 2사에서 이용규가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이주형과 도슨이 전상현과 2연속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2사 만루 찬스에서 송성문이 2구째 공을 중앙으로 보내면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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