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곪은 게 터졌다”…예견됐던 티몬·위메프 사태, ‘역대급 할인’의 함정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internet.com) 2024. 7. 2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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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큐텐의 유동성 위기로 번지며 회사가 존폐 기로에 선 가운데 관련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문화상품권의 경우 현금성인데 보통의 경우 할인율이 2~3% 수준으로 결정된다"며 "5%만 되도 할인이 많이 됐다고 생각하는데 10%, 20%까지 가는 정도면 사실상 티몬이나 위메프가 현금 마련을 위해 마진을 크게 줄인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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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티메프’ 피해 상담 4000건 넘어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진 26일 피해자들이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환불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큐텐의 유동성 위기로 번지며 회사가 존폐 기로에 선 가운데 관련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무리하게 인수한 기업들이 적자를 지속하면서 유동성 문제가 생기자 무리한 상품판매를 지속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의 쏟아진 항의에 티몬은 이날 본사에서 새벽 공식적인 환불 신청 절차를 진행했다.

당시 현장에 대기한 소비자만 2500명 가량인 것으로 추산된다. 티몬 측은 환불 한도로 30억원을 언급했으나 실제로는 이날 오후까지 300명 가량이 환불 조치됐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티메프 발 대금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원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4127건에 달한다. 특히 여름 휴가 시즌에 여행관련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 상담이 가장 많았다.

티메프 사태 관련 업계에서는 ‘곪은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은 과거부터 반값 할인 등 높은 할인율을 내걸고 공동 구매를 통해 다수의 소비자를 모집해왔다.

이를 통해 박리다매 형식으로 실적을 내는 게 이들 업계의 영업 전략이었으나 오히려 ‘출혈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는 역효과를 낳았다.

업계 관계자 입장에서도 티메프의 상품 할인율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문화상품권의 경우 현금성인데 보통의 경우 할인율이 2~3% 수준으로 결정된다”며 “5%만 되도 할인이 많이 됐다고 생각하는데 10%, 20%까지 가는 정도면 사실상 티몬이나 위메프가 현금 마련을 위해 마진을 크게 줄인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싱가포르 기반의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이 티메프 등 국내 이커머스 기업을 연이어 인수하며 거래 규모를 키우는 데 급급한 나머지 자본 유동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게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티메프는 자본잠식을 지속해왔다. 티몬의 2022년 말 자본총계는 -6386억원, 위메프의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2398억원으로,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런 상황에서 셀러들에게 판매 대금을 정산하기 힘들 정도로 재무 상황이 나빠졌다는 시각이 있다.

티메프의 핵심 인력도 빠져나가고 있다. 티몬에서는 언론 홍보를 담당하던 실장과 PR 업무를 총괄하던 부사장이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티메프 사태로 국내 이커머스 업체의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현재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국경까지 초월하며 구매가 이뤄지고 있는데 국내 이커머스의 부정적인 상황이 외부로 노출되면 다른 이커머스 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런 사태가 터지기 전에 온라인 플랫폼을 규제할 수 있는 관련 법률을 속히 도입해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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