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국민들 많이 놀라”…IOC에 ‘한국=북한’ 유감 표명

바흐 위원장, 직접 전화해 “변명 여지 없다” 사과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이 사상 최초로 야외에서 열린 26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한국선수단이 탄 배가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에서 한국을 북한이라고 잘못 소개한 것에 대해 토마스 바흐 아이오시(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해 직접 사과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27일(한국시간) 저녁 8시5분부터 약 10분간 바흐 위원장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바흐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 발생했으며, 정중하고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하계, 동계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한 나라로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번 일에 많이 놀라고 당혹스러웠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각종 미디어와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이번 일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바흐 위원장은 ”우려하신 내용을 잘 이해했으며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하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아무쪼록 남은 올림픽의 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진정한 세계인의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6일(현지시각) 열린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에서 장내 아나운서는 한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북한으로 소개했다. 장내 아나운서가 프랑스어로 먼저 한국을 ‘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로 소개했고, 영어로는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반복했다. 둘 다 각각 프랑스어와 영어로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의 정식 명칭은 프랑스어와 영어로 각각 ‘République de corée’와 ‘Republic of Korea’다. 중계방송 화면 자막은 제대로 표기됐다.

대한체육회는 27일 새벽 1시에 방송 송출 오류의 책임이 아이오시의 방송사인 오비에스(OBS)에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체육회는 이어 선수단장 명의로 파리조직위원장과 아이오시 사무총장에게 공식 항의 서한을 발송했고, 아침 7시에는 이기흥 체육회장, 반기문 아이오시 윤리위원장, 김종훈 체육회 명예대사가 참여한 대책회의에서 아이오시에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파리 조직위는 체육회에 사과 메일을 보내 대한민국 선수단에 깊은 사과를 표명하며 에스탕게 조직위원장이 이날 중 직접 사과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우리 선수단의 파리 올림픽 첫 메달이 나오자 페이스북을 통해 이를 축하했다. 윤 대통령은 “조금 전 사격 10미터 공기 소총 혼성팀 금지현, 박하준 선수가 은메달을 획득했다. 우리나라의 파리 올림픽 첫 메달이자, 공기 소총 종목에서 24년 만에 메달”이라며 “정말 고생 많았다”고 말했다. 또한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여러분, 강호 독일을 상대로 잘 싸웠다”며 “4골 차를 뒤집고 종료 22초 전 역전에 성공한 투지는 2004년 '우생순' 그 자체였다”고 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