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울·경 거쳐 누적 득표율 90.89%···김두관 8.02%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7일 지역순회 경선에서 현재까지 누적 득표율 90.89%를 기록하며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조를 굳혔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울산(5차) 경선에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득표율 90.56%, 부산(6차)·경남(7차) 경선에서 각각 92.08%(부산), 87.22%(경남)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일부터 진행된 제주·인천·강원·대구·경북 경선을 비롯해 이날 울산·부산·경남 경선 합산 득표율은 90.89%로 집계됐다.
김두관 후보는 누적 8.02%, 김지수 후보는 1.09%를 기록했다. 이날까지 시도별 권리당원 선거인 총 20만5842명 가운데 6만9730명이 온라인 투표에 참여해 온라인 투표 참여율은 33.88%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이날 경남 경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소수 강성 개딸이 민주당을 점령했다”는 김두관 후보의 부산 합동연설회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다양성, 민주당의 크기를 보여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얼마든지 의견들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누적 득표율이 90%를 넘은 것을 두고는 “당원들이 저에게 큰 짐을 지워준 것이라고 생각하고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김두관 후보는 앞으로의 전략에 관해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보통 당심과 민심이 같이 가는데, 우리 당은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크다”며 “그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이날 부산 합동연설회에서 “당내 소수 강경 개딸(개혁의 딸)들이 민주당을 점령했다”며 “차기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보다 11%포인트 적게 나왔다”며 “왜 이렇게 됐습니까.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가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유예, 종합부동산세 완화 입장을 밝힌 것을 겨냥해 “먹사니즘, 민생을 챙기려면 부자 감세를 하면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뒤이어 정견 발표에 나선 이 후보는 “정당이란 다양성이 본질”이라며 “많은 사람이 각자 주장을 하고 입장의 차이가 있으면 토론하고 결론을 내면 따르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우리는 크게 하나”라고 덧붙였다. ‘강성 지지층에 휘둘리고 있다’는 김 후보의 주장에 방어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다시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자신의 ‘기본사회’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청년 정치인 김지수 후보는 “정치인들이 서로 총구를 겨누고 진흙탕 싸움을 하는 동안 우리 삶은 피폐해졌다”며 “차별 없는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섯 자리를 놓고 8명의 후보가 맞붙은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정봉주 후보가 누적 득표율 19.68%로 1위 자리를 지켰다. 뒤이어 김민석 후보가 누적 득표율 16.05%로 2위에 올랐다. 김 후보는 이날 울산·부산·경남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정 후보를 바짝 추격했다. 이어 김병주 후보(14.76%), 전현희 후보(13.13%), 이언주 후보 (12.11%)가 5위권 안에 들었다. 다음은 한준호 후보(11.81%), 강선우 후보(6.32%), 민형배 후보(6.14%) 순이었다.
김민석 후보는 이날 부산 합동연설회에서 김두관 당대표 후보의 ‘개딸 점령’ 발언을 겨냥해 “적어도 저들(여권)의 프레임에 휘둘리지 말자”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대표는 정말 치열하게 노력했다. 어떻게 했는지 알고 비판해달라”며 “지도부와 당원을 비판하고 개딸이라고 비하하고 사당화됐다고 잘못 비판하게 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중심을 잡고 여러분이 원하는 다음 대통령 이재명을 만들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정면에 내세워 온 최고위원 후보들은 이날도 강경 발언을 하며 ‘친명’(친이재명) 선명성 경쟁을 이어갔다. 정봉주 후보는 부산 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을 감옥에 보냈던 전투력 결기로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당원들 명령이 정봉주를 이 자리에 불러세웠다”고 말했다. 전현희 후보는 “김건희를 몰아내고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선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선우 후보는 “탄핵의 계곡을 건너 민주당 정부로 가야 한다. 김건희 정부를 함께 끌어내리자”고 했다.
김병주 후보는 “윤석열 정권을 빨리 대체해 이재명 정부를 띄워야 한다”고 말했고, 민형배 후보는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드실 것이죠? 그래서 제가 정치검찰과 싸워왔다”고 했다. 한준호 후보는 “언론개혁 선봉장에 세워달라”고, 이언주 후보는 “상대 외연까지 흡수해 동진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들은 오는 28일 충남과 충북 합동 연설회에서 맞붙는다. 전국 순회 합동 연설회는 다음달 17일 서울에서 마무리된다. 민주당은 8·18 전당대회에서 전국대의원 투표 14%, 권리당원 투표 56%,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당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뽑는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통령실 “김 여사, 다음 순방 동행 않기로”…이후 동행 여부는 그때 가서 결정
- 명태균 “청와대 가면 뒈진다고 했다”…김건희에게 대통령실 이전 조언 정황
- 김예지, 활동 중단 원인은 쏟아진 ‘악플’ 때문이었다
- 유승민 “역시 ‘상남자’···사과·쇄신 기대했는데 ‘자기 여자’ 비호 바빴다”
- [제주 어선침몰]생존자 “그물 들어올리다 배가 순식간에 넘어갔다”
- [트럼프 2기] 한국의 ‘4B’ 운동이 뭐기에···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관심 급증
- ‘프로포폴 불법 투여’ 강남 병원장 검찰 송치···아내도 ‘중독 사망’
- 서울대 외벽 탄 ‘장발장’···그는 12년간 세상에 없는 사람이었다
- 주말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교통정보 미리 확인하세요”
- 조훈현·이창호도 나섰지만···‘세계 유일’ 바둑학과 폐지 수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