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라브로프와 첫 대화…북러 군사협력에 “엄중한 입장”

박민희 기자 2024. 7. 2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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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으로 한반도 정세가 엄중해진 가운데, 조태열 외교장관이 27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엄중한 입장을 직접 전달했다.

조 장관은 이날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계기에 라브로프 장관과 약식 회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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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브로프는 기자회견서 ‘한-미 밀착’ 불만 표출
27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조태열 외교장관과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야기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으로 한반도 정세가 엄중해진 가운데, 조태열 외교장관이 27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엄중한 입장을 직접 전달했다.

조 장관은 이날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계기에 라브로프 장관과 약식 회동했다. 두 장관은 이날 오후 잇따라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사이에 만나 한반도 상황 등에 대해 논의하고 계속해서 대화하기로 했다. 특히 조 장관은 최근 북러 군사협력 강화 등에 대한 한국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 회동에 앞서 라브로프 장관은 조 장관에게 한국과 미국의 미국 핵 자산 관련 공동 계획에 우려를 밝히겠다고 말했다고 타스통신은 보도했다. 그는 이날 비엔티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려되는 점은 최근 미국이 한국과 공동 핵 계획에 대해 합의한 것”이라며 “지금까지 우리는 이 합의가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조차 듣지 못했지만, 이는 추가적인 불안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타스통신은 보도했다. 지난 11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열고 미국 핵자산에 한반도 임무를 전시는 물론 평시에도 배정해두는 것을 골자로 한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을 채택한 데 대한 러시아의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북러 밀착에 대한 한국의 비판에 ‘한미 밀착’에 대한 비판으로 응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라브로프 장관은 한국 쪽이 회동을 요청했다면서 “그가 아마 할 말이 있어서 회의를 요청했을 것이기 때문에 나는 그의 말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라브로프 장관은 “한국이 점점 더 깊이 (미국에) 끌려들어 가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우리의 평가를 공개적으로 전달할 것”이라면서 “이는 다른 무엇보다도 북한을 고립시키고 벌을 주려는 목적을 가진 미국의 한반도 책략 탓”이라고 주장했다.

조 장관이 라브로프 장관과 대화한 것은 올해 초 취임 이후 처음이다. 조 장관은 취임 이후 그와 상견례 통화도 따로 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ARF 회의에는 북한의 리영철 주라오스대사가 참석했다. 북한이 유일하게 참가하는 역내 장관급 다자안보협의체인 ARF에 외무상 대신 대사급을 보낸 건 2019년부터 6년째다. 이날 회담장에선 리 대사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대화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리 대사는 최선희 외무상의 불참 이유, 조태열 장관의 악수를 거부한 이유, 오물풍선을 언제까지 보낼 것인지 등을 묻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회의장에 입장했다. 이 과정에서 행사장 경호원들이 취재진을 밀어내는 등 다른 인사들과 달리 취재진의 접근을 강하게 저지하기도 했다.

비엔티안/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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