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잘 싸웠다’ 2000년생 동갑내기 박하준-금지현, 사격 공기소총 10m 혼성전에서 값진 은메달로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 선사
‘은빛 총성’이다. 한국 사격 대표팀의 2000년생 동갑내기 박하준(KT), 금지현(경기도청)이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혼성전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다. 2020 도쿄에서는 은메달 1개(여자 25m 권총 속사 김민정)에 그쳤던 한국 사격이 2024 파리에서는 대회 첫 날부터 은메달을 수확하며 부활을 신호탄을 쐈다.
한국 사격 대표팀은 남자 소총의 에이스인 박하준과 짝을 이뤄 혼성전에 출전할 선수로 ‘고교생 사수’ 반효진(대구체고)을 낙점하고 이번 올림픽을 준비했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인 반효진은 대한민국 선수단 최연소(17세) 선수로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 사격 금메달리스트 여갑순 감독의 뒤를 이어 ‘여고생 신화’를 쓸 후보로 주목받았다.
그런 사격 대표팀은 금지현이 현지에서 더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고, 빠른 시간에 많이 쏴야 하는 혼성 종목 특성을 고려해 박하준의 파트너를 반효진에서 경험 많은 금지현으로 교체했다.
혼성전 결선은 한 발당 시간제한이 50초로, 남녀 선수가 한 발씩 격발한 뒤 점수를 합산해 높은 팀이 2점을 가져가고, 낮은 팀은 0점에 그친다. 동점이면 1점씩 나눈다. 이런 방식으로 한 발씩 쏴 합산 점수를 가리고, 먼저 16점에 도달한 팀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박하준과 금지현은 첫 발에서부터 중국의 10대 선수들을 상대로 기선을 제압했다. 박하준과 금지현이 20.6점을 합작하며 20.3점에 그친 리하오-유팅에게 앞서며 2점을 먼저 따냈다.
내리 6점을 내준 박하준과 금지현은 타임아웃을 쓰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타임아웃 효과였을까. 다섯 번째 격발에서 금지현이 10.5점, 박하준이 10.3점을 기록하며 20.7점을 기록한 중국에 0.1점차로 앞서며 2점을 따내며 4-6으로 추격에 성공했다.
중국 선수들은 강했다. 박하준과 금지현이 각각 10.3점, 10.6점으로 20.9점으로 여섯 번째 격발을 마친 반면 중국은 유팅이 10.5점, 리하오가 10.7점으로 21.2점을 기록하며 4-8로 다시 점수차를 벌렸다.
일곱 번째 격발에서 다시 박하준과 금지현이 힘을 냈다. 둘 다 10.7점이라는 좋은 기록을 내며 21.4점으로 21.0점을 쏜 중국에 앞서며 2점을 따내며 6-8까지 따라붙었다.
여덟 번째 격발은 중국의 차지였다. 금지현 10.3점, 박하준 10.1점에 그친 반면 중국은 유팅 10.6점, 리하오 10.4점으로 21점을 합작하며 2점을 따내 6-10, 10점에 먼저 도달했다.
아홉 번째 격발은 0.1점차로 뒤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박하준과 금지현이 각각 10.6점, 10.5점을 쏘며 21.1점을 기록했지만, 리하오와 유팅이 나란히 10.6점을 쏴 21.2점으로 0.1점 차로 앞서며 6-12, 더블 스코어로 앞서나가며 승기를 굳혔다.
이대로 분위기를 빼앗기면 경기를 내줄 듯한 위기에서 박하준, 금지현이 힘을 냈다. 10번째 격발에서 두 선수 모두 10.4점을 쏴 20.8점으로 20.6점에 그친 중국에 0.2점 앞서 8-12로 추격했다.
승부가 끝날 수도 있는 12번째 격발. 금지현과 박하준은 21.0점을 합작하며 20.8점에 그친 중국을 0.2점차로 앞서며 10-14로 만들며 승부를 13번째 격발까지 끌고 갔다.
13번째 격발에서도 박하준이 이름값을 해냈다. 박하준이 10.7점, 금지현이 10.7점을 쏘며 21.4점으로 20.7점에 그친 중국을 크게 앞서며 12-14로 코앞까지 따라붙었다.
14번째 격발도 이겨내면 동점을 이룰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중국의 10대들은 무서웠다. 금지현이 10.5점, 박하준이 10.6점을 쏴 21.1점의 좋은 점수를 따냈지만, 리하오가 10.7점, 유팅이 10.8점으로 21.5점을 기록하며 12-16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2000년생으로 젊은 나이지만, 이미 돌을 지난 딸을 둔 ‘엄마 선수’인 금지현은 생애 첫 올림픽인 파리에서 메달을 따고 둘째 아이를 갖는 게 목표라고 밝혔는데, 이번 은메달로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는 달성했다.
파리=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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