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파문' 커리어 중단 위기 39살 베테랑 손편지로 사과했다…"감사한 마음 기억하겠다"

신원철 기자 2024. 7. 2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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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김진성 ⓒ 곽혜미 기자
▲ 김진성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 필승조 불펜투수 김진성이 27일 에이전시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LG 구단과 팬들에게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24시간 동안 공개되는 포스팅)에 구단을 향한 불만을 드러낸 뒤 엿새 만의 일이다. 23일 1군 말소 후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고개를 숙였다. 1군 복귀의 문이 조금은 열렸다고 볼 수 있다.

김진성이 속한 스포츠 에이전시 그로윈스포츠는 27일 김진성의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김진성은 이번 사건 후에도 인스타그램 계정을 유지했는데, 사과문 작성을 앞두고 계정을 정리했다.

김진성은 사과문을 통해 "지난(번) 저의 SNS에 올린 글로 구단과 팬분들에게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며 "저의 순간적인 잘못된 생각과 판단으로 SNS에 불필요한 게시글을 올리며 구단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항상 응원을 보내주셨던 팬분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드렸습니다. 저는 지금도 엘지트윈스를 좋아하고 항상 저에게 최고의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분들 또한 사랑합니다. 앞으로 선수생활 하는동안 반성하고 감사한 마음을 항상 기억하며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 김진성 ⓒ곽혜미 기자

사태의 시작은 22일 김진성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한 문장이었다. 그는 "몸을 바쳐 헌신한 내가 XX이었네"라고 짧은 글을 올렸다. 김진성은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 마운드에 올랐다가 ⅔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실점은 없었으나 홀드를 얻지는 못했다. 2사 후 최상덕 투수코치가 공을 들고 마운드에 올라오자 당황한 기색을 보이더니, 잠시 실랑이를 벌이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SNS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김진성이 스스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사건의 흐름을 보면 21일 투수 교체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진성은 올해 유영찬과 함께 '유이한' LG의 고정 필승조로 활약했다. 5월에는 13경기 연속 무실점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쓰기도 했다. 그런데 여름이 오면서 부침을 겪는 날이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6월 12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9.00에 2홀드에 그쳤다. 7월에는 8경기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벤치는 김진성의 컨디션이 떨어졌다고 보고 교체를 결정했겠지만, 김진성에게는 신뢰를 잃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

LG는 23일 김진성을 1군에서 말소했다. 경기 없는 22일 월요일이 아니라 롯데와 부산 원정 3연전을 앞두고 나온 결정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이 결정의 배경이 김진성의 돌발행동에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27일 경기를 앞두고 사과문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오면 얘기하겠다"고 얘기했다. 사건이 더 커지기 바라지는 않는 눈치다.

▲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 김진성 ⓒ곽혜미 기자

26일에는 김진성과 선수단이 다시 만날 계기가 있었다. 21일 LG를 떠나게 된 케이시 켈리와 선수단의 회식이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김진성도 이 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성은 2022년 시즌을 앞두고 LG 유니폼을 입었다.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된 뒤 새 구단을 찾겠다며 직접 나머지 구단에 연락을 돌렸고, LG 차명석 단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이직에 성공했다. 2022년 67경기에서 12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한 뒤 2023년 시즌을 앞두고 LG와 2년 총액 7억 원 FA 계약까지 맺었다. 방출된 베테랑이 FA 계약이라는 반전까지 썼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내년 이후로도 선수로 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올해 2월 인터뷰에서 김진성은 "나는 올해로 계약이 끝난다. 어차피 선수와 구단은 비즈니스 관계다. 작년에 내가 잘했다고 해도 올해 못 하면 나가야 한다. 우승은 우승이고, 나에게는 작년보다 올해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걱정이 많았다. 우승한 기분을 느낄 틈이 없더라. 내년(2024년)이 걱정돼서. 지금도 걱정이 많다. 올해 못하면 내년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진성은 "원래 목표가 (한국나이로)마흔 두 살 까지였다. 그래서 (오)승환이 형을 보면서, 내가 그정도 급 선수는 아니지만 43살까지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건이 안 되고 방출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나는 직구 구속이 시속 140㎞가 안 나오면 그게 은퇴하는 시점이라고 본다"고 얘기했다. 한 순간의 감정으로 커리어가 끊길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27일 사과문을 통해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 김진성 ⓒ곽혜미 기자

다음은 김진성이 전한 사과 편지 전문.

안녕하세요 엘지 트윈스 김진성입니다. 지난 저의 SNS에 올린 글로 구단과 팬분들에게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지난 3년간 엘지트윈스에서 저는 구단과 코칭스태프 덕분에 유의미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또 항상 어김없이 저에게 많은 응원과 박수를 보내주셨던 엘지트윈스팬분들 덕분에 정말 마운드에서 행복하게 공을 던졌던 것 같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엘지트윈스에서의 선수 생활은 제 야구인생에 감사한 기억뿐인데, 저의 순간적인 잘못된 생각과 판단으로 SNS에 불필요한 게시글을 올리며 구단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항상 응원을 보내주셨던 팬분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드렸습니다.

저는 지금도 엘지트윈스를 좋아하고 항상 저에게 최고의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분들 또한 사랑합니다. 앞으로 선수 생활 하는동안 반성하고 감사한 마음을 항상 기억하며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언론에 나온 저에대한 기사나 영상으로 많은분들께서 오해가 없으셨으면 합니다. 다시 한 번 모든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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