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러 외교장관과 취임 후 첫 회동…북러협력 엄중 입장 전달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오늘(27일) 라오스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취임 후 처음 대면하고 북러 군사협력 등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종료 후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약식 회동을 했습니다.

조 장관은 최근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 강화 등에 대한 한국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외교부는 밝혔습니다.

또한, 양측은 계속해서 대화를 지속하기로 했습니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라오스 현지 기자회견에서 "조 장관이 먼저 회담을 요청했다"면서 "할 말이 있어서 (회담을) 요청했을 것이기 때문에, 그의 말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조 장관을 만나면 "한국이 점점 더 깊이 (미국에) 끌려들어 가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우리의 평가를 공개적으로 전달할 것"이라면서 "다른 무엇보다도 북한을 고립시키고 벌을 주려는 목적을 가진 미국의 한반도 책략 탓"이라고 말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한 이달 1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양국 간 핵 공동지침에 대해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핵 공동지침은 미국 핵전력이 한반도에 상시 배치되는 수준으로 전략자산 전개를 강화하고 한미 간 핵·재래식 전력 통합훈련을 핵심으로 합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 합의가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조차 듣지 못했다. (한미 핵 공동지침이) 추가적인 불안을 초래할 거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는데,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일 안보협력 확대에 대한 러시아 측의 반발을 조 장관에게 전했을 거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19일 푸틴 대통령 방북을 계기로 북러가 군사협력 등을 강화하는 조약을 체결하자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보내지 않는다는 방침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처음으로 밝히며 러시아에 경고했습니다.

정부는 다만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교민과 기업 권익을 고려해 "한러관계를 전략적으로 관리하면서 필요한 소통을 지속해나가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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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 기자 (new@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