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내홍 불씨' 수사지휘권 배제...기소 여부 놓고 또 충돌?
"도이치 사건, 지휘권 없어 조사 사실 보고 못 해"
검찰총장, 지시 못 내려…수사 결과만 보고받아
이원석, 도이치 사건 질문에 연거푸 대답 피해
[앵커]
김건희 여사 조사 이후 벌어진 검찰 내부 갈등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배제'가 꼽히고 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4년째 검찰총장의 지휘권이 배제돼 아무런 보고를 받지 못하는 상태인데,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홍민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중앙지검은 김건희 여사 조사를 '사후 보고' 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배제를 들고 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선 검찰총장의 지휘권이 없는 상태라, 조사 사실을 보고할 수 없었다는 주장입니다.
수사지휘권이 박탈된 사건엔 검찰총장이 지시를 내릴 수 없고,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해 처리 결과만 보고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이원석 검찰총장도 그동안 이 의혹에 대해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습니다.
[이원석 / 검찰총장 (지난 16일) :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도 같이 조사할 방침인지요?) 여러분도 알고 계시겠지만, 그 부분은 제가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상황이라 따로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검찰총장의 지휘권이 배제된 건 지난 2020년 10월부터입니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의 부인이 연루된 사건을 지휘하면 공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법무부 장관은 박범계, 한동훈 전 장관을 거쳐 세 차례 바뀌었고, 검찰총장도 두 번 교체됐습니다.
현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직접 연관이 있는 사람은 한 명도 남지 않은 만큼, 더는 지휘권을 박탈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4년 가까이 검찰총장이 수사 내용을 보고받지 못하다가 현직 영부인을 조사하는 상황에 이르면서 검찰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 총장은 김 여사 조사 전인 이달 초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지휘권 복원을 요청했는데, 법무부는 이 역시 지휘권 행사에 해당한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취임 2년 사이 지휘권을 회복할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며 이 총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사후 보고 논란을 둘러싼 검찰 내홍은 일단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김 여사 기소 여부를 두고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의견이 엇갈릴 경우 또다시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합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영상편집 : 이주연
디자인 : 오재영
YTN 홍민기 (hongmg12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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