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집 살림에 불륜 루머, 양육권까지...장나라 화날만 하네('굿파트너')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4. 7. 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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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파트너’, 장나라의 멋진 이혼 쇼를 기대하게 되는 이유

[엔터미디어=정덕현] "너 잘못 건드렸다 나."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 다음 회 예고편에 차은경(장나라)이 최사라(한재이)에게 던지는 경고의 메시지는 차분하지만 섬뜩하다. 이혼 전문변호사 차은경이라는 캐릭터에 맞게 냉정을 잃지 않지만, 그렇게 차분한 목소리 이면에서 더 무시무시한 불길이 느껴진다. 아마도 시청자들은 그 한마디에서 한껏 기대감이 높아졌을 게다. 차은경이 보여줄 멋진 복수극이자 이혼 쇼에 대한 기대감이.

이혼소송을 하게 된 김지상(지승현)과 최사라는 적반하장격으로 정우진(김준한)이 차은경의 오피스 허즈밴드라는 소문을 냈다. 서로를 신뢰하는 선후배 관계의 그들을 하루 아침에 직장 내 불륜을 해온 이들로 몰아세운 것. '오피스 허즈밴드'라는 자극적인 키워드는 세간을 들끓게 했다. 유명인인데다 이혼 전문변호사였던지라 이 키워드가 가진 파괴력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차은경의 대리인으로 나선 한유리(남지현)는 처음에는 그 소문에 혼란을 느꼈지만, 정우진을 만나고 나서 결코 불륜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우진이 차은경에게 '존경' 이상의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그 감정을 앞으로 어디서도 드러내지 말라고 조언했다. 의뢰인의 이익만을 생각해야 한다는 차은경의 말대로 한유리는 그런 사실이 자신의 의뢰인인 차은경에게는 불리한 사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지상과 최사라가 퍼트린 루머에 대해 대신 한유리가 가져온 건 '중혼적 사실혼'이라는 또 다른 키워드로 맞불을 놓는 것이었다. "'중혼적 사실혼'은 법적으로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동거를 하면서 사실혼 관계를 형성한 경우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사실혼 관계를 의미합니다." 한유리 변호사의 설명대로 그건 다른 말로 하면 '두 집 살림'이라는 뜻이었다. 실제 사실에 근거한 이 작전은 주효했다. 차은경에 대해 대중들이 연민의 감정을 갖게 만들었고 그래서 비난의 시선을 김지상과 최사라쪽으로 옮겨 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어느 정도 예고된 일이지만 차은경을 화나게 하는 일은 이제 양육권쪽에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딸 재희(유나)를 두고 김지상은 불륜을 저질러 이혼하게 되는 마당에도 자신의 양육권을 주장한다. 그건 워낙 일에만 바빠 집안일을 거의 돌보지 못했던 차은경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했다.

충격적인 건, 차은경이 재희를 챙겨주지 못했던 그 빈자리를 최사라가 차은경의 비서로 접근해 대신 해오기도 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재희와 오히려 가까워 보이는 최사라의 모습은 차은경에게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일으킬 수밖에 없게 됐다. "너 잘못 건드렸어"라고 차은경이 가시 돋친 말을 꺼내놓는 건 바로 그 점 때문이다.

<굿파트너>는 이혼 소송을 소재로 하고 있는 법정드라마다. 그래서 다양한 사례들이 소재로 등장하지만 그 중심에 서 있는 메인 사건은 결국 차은경의 이혼소송이다. 이혼 전문변호사는 자신의 이혼소송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극중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것처럼, 시청자들의 관심도 그 과정이 어떤 카타르시스를 줄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다.

흥분하면 지는 것이라고 했던가. 두 집 살림을 해온 것도 억울한데 불륜 루머를 퍼트리고 게다가 양육권까지 주장하는 김지상과 최사라는, 차은경의 입장에서 보면 남편의 불륜을 겪으면서도 아내 자리 엄마 자리까지 다 빼앗으려 하는 자들이 아닐 수 없다. 그 분노의 감정이 밑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지만, 결코 흥분하지 않고 대응해가는 차은경과 한유리의 모습은 그래서 이혼소송이 아닌 '이혼 쇼'라는 틀로서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한다.

"제 사건이 가정 내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당하고 계신 많은 분들에게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도록, 다시 말해 국민들에게 필요한 판례를 남기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차은경의 차분한 출사표는 동시에 이런 분노하고도 남을 부당한 일들에 대해 공분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과연 <굿파트너>는 어떤 이혼쇼를 통해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는 결말을 보여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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