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vs 비은행 '꿈의 비율' KB, ELS 한방에 털다

정태현 2024. 7. 2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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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순익·NIM 1위…위기에 강한 역대급 실적
ELS 구멍 메운 5대 금융…역대급 순익 11조로 화답
농협, 영업이익 선방…하나, 톱티어 유지 걱정

[아이뉴스24 정태현 기자]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 논란에도 역대 최대 순익을 기록했다. 홍콩항생지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면서 충당부채 환입이 이뤄진 데다, 탄탄한 영업이익 기반 덕분이다.

그중에서도 KB금융의 약진이 돋보인다. KB금융은 상반기 순익, 영업이익, 순이자마진(NIM)과 같은 주요 수익 지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대 금융그룹의 총순익은 11조10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직전 최대치는 지난해 상반기 10조8996억원이었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나 홀로 순익이 줄었다. ELS 영향이 제일 컸던 영향이다. 1분기에 ELS 배상 충당부채가 6340억원이나 됐다. 신한금융에 1분기 선두 자리를 내준 직접적인 이유다. KB는 2분기에 ELS 충당부채 환입금은 880억원으로 전체 전입액의 14%에 불과하다. 하반기에도 탄력적으로 분기 실적 관리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

이런 배경엔 비은행 계열사의 약진이 있다. 상반기 순익 중 비은행 계열사 기여도는 49%로 전년 동기 41% 대비 8%포인트(p) 증가했다. 국내 금융지주회사의 꿈의 비율이라는 은행 대 비은행, 50대 50을 보여줬다. 그 덕에 신한금융을 제치고 1위 자리를 탈환했고, 신한금융은 순익 300여억원 차이로, 2위로 밀렸다. 비은행 계열사가 부진했다. 다만, 은행의 약진으로 KB에 큰 격차를 내주진 않았다.

우리금융은 순익이 14% 늘어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다. 농협금융에 내준 4위 자리를 근소한 차이로 되찾았다. 하나금융은 2.4%(478억원) 증가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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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금리가 내려가면서 전반적으로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했다. 유일하게 오른 KB만 2%를 웃돌았다. 하나금융은 1.69%로 가장 낮았다. 하락 폭도 0.19%p로 가장 컸다. 다만 금융그룹들은 대출자산을 늘려 낮아진 수익성을 보완했다. 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6월 말 352조원으로 3월 말보다 8조원(2.3%) 늘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도 각각 6%, 3.9%, 2%씩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수익성도 높고 대출도 탄탄히 늘린 KB가 가장 컸다. 4조6579억원을 기록해 2위 신한은행 3조7029억원보다도 1억원가량 많다. 5대 금융그룹의 총영업익은 9.2% 증가했다. 하나금융의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그러나 KB, 신한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오히려 농협이 NH투자증권과 농협보험의 성과에 힘입어 선방했다. KB·신한으로 톱티어(Top Tier)가 굳어지는 것인지도 앞으로 관전 포인트다.

자산을 꾸준히 늘렸지만, 충당금 전입액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선제적으로 적립한 충당금이 환입된 영향이다. 농협금융이 가장 큰 감소 폭(-62.6%)을 보였다. 1년 새 5300억원이 줄었다.

ELS 배상 충당부채는 자기자본이익률(ROE)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ELS 판매 규모가 가장 큰 KB의 상반기 ROE는 10.78%로 전년 동기에 비해 큰 폭(1.47%p)으로 하락했다. 비교적 ELS 충당부채가 적은 우리금융은 나 홀로 ROE를 개선해 10.82%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의 10.36%보다 0.5%p 좋았다.

하나금융은 ROE뿐만 아니라 총자산순이익률(ROA)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하나금융의 ROA는 0.69%로 유일하게 0.7%를 밑돌았다. ROA가 가장 높은 곳은 신한금융 0.79%다. 전년 동기보다 상승한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했다. 0,67%에서 0.71%로 0.04%p 개선했다.

주주환원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KB가 13.59%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상반기 13.80%보다 0.21%p 하락했지만, 13%를 여유 있게 넘겼다.

신한금융과 농협금융만 CET1을 개선했다. 각각 0.06%p, 0.03%p씩 상승해 13.05%, 13.16%를 기록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12.79%, 12.00%를 기록했다.

/정태현 기자(jt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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