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 2년 전부터 조짐 있었다”...여행업계에도 후폭풍 [여행가중계]

김혜성 여행플러스 기자(mgs07175@naver.com) 2024. 7. 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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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 사진= FLICKR
거센 소나기가 쏟아지다 언제 그랬냐는 듯 강렬한 햇빛이 내리쬐는 날씨가 반복하고 있습니다. 크게는 장마 기간이라 우중충한 날도 여럿인데요. 오락가락한 날씨를 따라가는걸까요. 최근 여행업계는 대형 사건이 터져 혼란스럽습니다. 여행가중계에서는 ‘티몬·위메프 사태 원인과 기업들의 대응’을 총정리해 전합니다.
“사실 2년 전부터 조짐이 있었다”…티메프 사태 원인은?
위메프와 티몬 로고
이커머스 기업인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거래 대금 지급 지연 사태’ 후폭풍이 나날이 거세지고 있다.

싱가포르 이커머스 기업 큐텐(Qoo10) 그룹에 속한 티몬과 위메프는 각각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830만 명, 770만 명에 달한다. 양사의 연매출 역시 각각 1000억 원을 돌파한 상황이다. 이와중에 일명 ‘티메프 사태’가 터졌다. 이번 사건은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한 여행사와 유통사 등 대형 판매사에 지난 6~7월분 정산 대금 지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작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최장 75일 치에 달하는 거래 대금을 한꺼번에 지급하는 긴 정산 주기를 가진다. 현재 대금 미정산 사태를 겪고 있는 판매사는 4~6월 티몬과 위메프에서 판매한 상품의 정산금을 받지 못했다. 이에 지난 11일 큐텐은 “정산시스템 문제로 원래 정산일에 판매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큐텐은 자금 유동성 위기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가 긴급 조사로 밝힌 티몬·위메프의 현재 미정산액 규모는 약 1700억 원 규모다. 티몬과 위메프의 돈맥경화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모기업인 큐텐이 무리한 인수 및 합병으로 자금 경색 문제를 앓고 있다는 것.

큐텐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해 2022년 티몬을 시작으로 인터파크커머스·위메프·미국 쇼핑 플랫폼 위시 등을 인수하며 무리한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계획과 다르게 상장이 늦어지자 고객 결제 자금으로 정산 돌려막기를 하다가 결국 항복을 선언했다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티몬 / 사진=매경 DB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몬 자본총계는 2022년 연결 기준 -6386억 원으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부채총액은 7859억 원으로 전년 부채총액인 6504억 원 대비 21% 증가했다.

위메프 역시 지난해 자본총계는 -2440억 원으로 자본금이 모두 바닥난 상태다. 지난해 부채총액은 3318억 원으로 전년 동기인 2608억 원 대비 27% 증가했다. 이는 부채가 총자산보다 3배가 넘는 수준이다.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부채만 3094억 원에 이른다.

24일 티몬 측 관계자는 “미정산 이유는 매출 규모 감소에 따른 여파로 보인다”며 “현업에서 판매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계속 소통하며 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으나 열악한 재무 상태에 소비자들의 불안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티몬과 위메프 사태를 금감원이 일찌감치 알고도 방치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2년 전 티몬과 위메프가 자본잠식 상태일 때 경영개선협약(MOU)을 맺었다. 금감원은 MOU 체결 당시부터 올해 6월 사이에는 대금 정산 지연 문제를 인지할 수 없었고 올해 7월부터 구체적으로 관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당시 체결한 MOU 내용은 전자금융감독규정을 따랐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금융감독규정 63조는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감한 자기자본이 항상 0을 초과할 것’ 등의 경영지도기준을 담고 있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금감원은 개선계획이나 약정서를 내도록 하는 등 조치할 수 있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티몬과 위메프가 자본금 기준 등을 상당 기간 지키지 못했지만 신생 업체는 초기 자본건전성이 좋지 못한 특징이 있고 금융 당국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았다”며 협약은 강제성 있는 개선 조치로 이어지지 못함을 설명했다.

지난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소비자들이 환불을 요청하며 기다리고 있다 / 사진=매경 DB
금감원과 공정위는 지난 25일 위메프와 티몬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부랴부랴 합동 현장점검에 나섰다. 두 기관은 이날 현장점검에서 정산지연 규모 등 판매자에 대한 대금 미정산 현황, 판매자 이탈현황과 이용자 환불요청 및 지급상황을 확인하는 한편, 소비자에 대한 대금환불 의무 및 서비스 공급계약 이행 의무 등 전자상거래법 위반 여부를 점검했다.
‘악! 머지?’ 악몽이 떠오르네…머지포인트 사태는 어떻게 됐더라
머지포인트 로고
아울러 이번 티메프 사태를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와 비슷하게 보는 시각이 적잖다. 과거 머지플러스 대표 남매는 머지머니가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선불 충전금이라고 홍보하며 소비자 약 57만 명에게 2521억 원어치를 팔았다.

두 대표는 2020년 5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적자로 인한 사업 중단 위기였음에도 머지 머니를 팔았고 결국 대규모 환불 중단 사태가 터져 구속기소 당했다.

대법원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와 권보군 최고전략책임자(CSO)에게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4년과 8년을 선고했다. 권 최고전략책임자에겐 53억 원의 추징 명령과 머지플러스 법인에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법원은 피해자들에게 피해 금액에 따라 약 29만 원~1784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 여행업계도 울고 소비자도 울었다
보자기 / 사진=FLICKR
‘싼 게 비지떡’. 값이 싼 것에는 그만한 흉이나 문제가 있다는 뜻을 담은 옛 속담이다. 지금 티메파크(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사태에 딱 알맞다.

티몬과 위메프 등 플랫폼 기업은 이번 사태 직전인 지난 4~5월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벌여 많은 상품을 팔았다. 이례적으로 저렴한 상품가에 한시적으로 더 많은 상품이 팔렸으나 미지급 정산금을 충당하기에는 충분치 않았고 이는 오히려 대규모 정산 미지급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제품 판매를 대행하는 총판 업체 등부터 소상공인까지 6만개 판매사가 티몬과 위메프에 정산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중에서도 피해 규모가 큰 것은 여행업계다.

티몬과 위메프에서 정산금을 받지 못하면 여행사들은 본전을 찾을 수 있는 최소 출발도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호텔이나 항공 등과 이미 계약을 마쳤는데 이로 인해 취소 통보를 하면 여행사가 물게 되는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이다.

하나투어·모두투어·인터파크트리플 등 여행사들은 25일까지 미지급 대금을 모두 정산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25일까지 정산이 이뤄지지 않자 해당 기업들은 티몬과 위메프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하나투어 로고
먼저 하나투어는 7월 31일까지 출발하는 예약은 고객이 원하는 한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티몬과 위메프에서 예약이나 결제를 한 8월 1일 이후 예약 상품은 모두 일괄 취소 처리하기로 했다. 하나투어 측 관계자는 “하나투어 웹이나 앱으로 하는 재예약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기존 예약과 유사한 조건의 상품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두투어 로고
모두투어 역시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7월 31일까지 출발하는 예약 건은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모두투어 역시 8월 1일 이후 모든 예약 건은 기존 티몬·위메프 예약 취소 후 모두투어 웹이나 앱으로 재결제 시 동일한 조건과 요금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대부분 7월 출발 예약의 경우 이미 항공권 발권이나 호텔 숙박 등 비용이 지급된 상황이지만 취소로 인한 수수료 등 관련 손실은 전부 모두투어에서 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랑풍선 로고
노랑풍선은 7월과 8월 예약 건 고객 중 여행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노랑풍선 웹이나 앱에서 비슷한 상품으로 재결제를 해주기로 했다. 취소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수수료 없이 결제 취소를 해준다는 방침이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티몬과 위메프에서 원금 대비 싸게 올려놓은 상품이 많은데 그래도 최대한 비슷한 상품으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원투어 로고
교원투어는 티몬·위메프에서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취소 및 교원투어로 재결제하는 경우 티몬·위메프로부터 대금을 최종적으로 환불받지 못하면 교원그룹 포인트로 보상할 계획아라고 밝혔다. 이번 보상안의 지원 대상은 약 9000명으로 금액으로는 80억 원에 달한다. 교원그룹 포인트는 전 계열사 상품을 구매하는데 쓸 수 있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지난 23일 티몬과 위메프 측에 미지금 대금 정산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한 상태며 티몬과 위메프 측 대응에 따라 늦어도 30일까지는 관련 대응을 확실하게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참좋은여행 로고
참좋은여행은 지난 24일부터 티몬·위메프에서 구매한 여행 상품을 일괄 취소 처리했다. 이후 티몬·위메프에서 자체 할인 등을 하기 전인 원금으로 재결제를 요청하고 있다.

참좋은여행 측 관계자는 “7월 31일 출발 고객과 8월 1일 고객 사이에 저희가 임의로 차이를 만들 수 없어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8월과 9월 예약 고객 등 추가 피해를 막는 걸 가장 급선무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야놀자 로고
야놀자는 티몬·위메프에서 숙소 및 레저 상품을 예약 및 결제했다가 사용이 어려워진 고객 8만 여명에게 야놀자 포인트 50억 원을 지급한다. 여기에 300억 원을 지원해 티몬 및 위메프 정산 지연과 관계없이 사용 처리한 상품에 대해서 야놀자 플랫폼에서 전액 부담해 제휴점에 정산하는데 쓸 예정이다. 다만 야놀자가 책임지겠다고 공언한 것은 자사와 직계약한 숙박예약에 한정한다.

아울러 야놀자는 큐텐으로부터 인터파크커머스 매각대금 1681억 원을 아직 받지 못한 상태다. 이에 야놀자 측은 26일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2024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야놀자는 연결 기준 약 7400억 원의 현금성 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번 티몬 및 위메프 미정산이 당사의 자본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인터파크커머스 매각 대금은 야놀자의 자금 운용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거듭 전했다.

인터파크트리플 로고
야놀자의 자회사인 인터파크트리플은 출발이 임박한 7·8월 출발 예약자에 한해 아직 티몬과 위메프에서 환불을 받지 못했고 인터파크 투어에도 재결제를 하지 않은 고객들에게 별도의 재결제 절차 없이 출발을 보장한다. 이미 인터파크 투어에 재결제를 했으나 티몬·위메프에서 환불을 받지 못한 고객에게는 재결제금을 환불해주기로 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여기어때 로고
숙박 중개 업체 여기어때는 웹과 앱 공지로 “티몬으로 구매한 모든 여행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고객이 티몬과 위메프에서 구매한 여기어때의 모든 여행 상품은 예정대로 이용할 수 있다”며 “예약한 플랫폼에 개별 취소를 요청하거나 추가 요금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기업의 각기 다른 자금력에 따른 대응에 업계서는 목소리가 갈리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이 피해액을 포인트로 지급하거나 재결제 절차 없이 출발을 보장한다는 보도가 나가고 나서 왜 당신 회사는 이런 대응을 안 하냐는 항의성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회사 입장에서는 수억 원대의 손실을 감수하고 7월 예약까지 출발 확정 등 최대한의 해결 방안을 내놓은 것인데 억울하다”며 “기업의 자금력에 따라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대응이 다른 것일 뿐인데 현 시점에 항의성 전화가 이어져 기업 이미지에 타격이 가면 중소여행사는 정말 도산할 수 있을 정도로 휘청거릴 수 있다”고 말했다.

“10분의 1 수준입니다” 지라시에 주가 폭락한 여행사들
돈 / 사진=PEXELS
여행업계가 발 빠른 대처 뒤에는 SNS상에서 빠르게 퍼진 출처가 불분명한 ‘여행사 미수금 규모 지라시’가 있다.

지라시에는 국내대표 여행사인 하나투어가 80억 원, 모두투어 75억 원, 참좋은여행사 67억 원, 노랑풍선 60억 원, 교원투어 60억 원, 야놀자 30억 원, 인터파크투어 10억 원, 여행박사 9억 원 등 총 1000억 원 이상의 업계 손실금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업계에서는 이 내용을 즉각 반박했다. 참좋은여행은 손실금은 추정치의 반절에 가깝다며 20억 원 안팎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노랑풍선은 지난 25일 “자사는 직판 여행사라 해당 플랫폼 두 곳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불과 3% 내외로 손실금은 지난 1분기 여행알선수입이 214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6억 원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모두투어 역시 구체적인 손실금을 밝히긴 어렵지만 티몬과 위메프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3% 정도에 일부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모두투어의 주장에 따라 계산했을 때 모두투어 1분기 여행알선수입은 767억 원으로 실질 손실액은 23억 원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하나투어·모두투어·노랑풍선·참좋은여행 등 상장 여행사들의 주가는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26일 기준 하나투어는 전날보다 400원(0.76%) 내린 5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모두투어와 노랑풍선은 전날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금감원, “결제 취소 진행해달라”…보상은 미지수
26일 티몬 신사옥을 소비자들이 점거하고 있다 / 사진=매경 DB
티몬과 위메프 등에서는 소비자들에 대한 환불 접수를 현장에서 받다가 현재 중지한 상태다. 위메프는 지난 24일부터 본사를 점거당해 현장에서의 환불을 시작했다. 류화현 위메프 공동대표가 나서서 직접 환불을 해줬다. 위메프는 이날 여행상품 소비자 2000여 명의 환불 접수를 먼저 받아 마무리 했으며 판매자 정산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티몬 역시 지난 25일 본사를 점거당해 26일부터 현장에서 환불을 시작했다. 티몬과 위메프 측 입장은 고객 환불 후 소상공인과 영세상공인 등의 미정산 대금을 순차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티몬 본사에도 2500여 명의 환불 대기 인원이 몰렸다. 현장에선 공책에 수기 접수와 QR코드 접수를 혼용하면서 혼란이 더 커졌다. 한 소비자가 들고 온 공책을 넘겨받으며 번호표를 작성하는 식으로까지 수기 접수까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오후에는 갑자기 비가 쏟아지며 빗물에 미끄러져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어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결국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27일 새벽 서울 신사동 사옥에서 “현재 약 260명에게 환불금 8억~9억 원을 지급했으나 나머지 잔여 19억 원을 지급하는 안은 부결됐고 현재는 자사의 자체 대책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티몬이 피해 보상을 위해 쓰겠다고 밝힌 자금인 30억 원 3분의 1 수준이다.

티몬 홈페이지 ‘환불 해소 지연 방안’ / 사진=티몬 홈페이지 캡쳐
티몬·위메프는 27일 홈페이지 배너에 여신금융협회 발표와 동일한 내용을 담은 ‘환불 해소 지연 방안’을 공지했다. 양사는 “취소 환불을 원하는 고객은 신용카드사 고객센터로 연락해 취소요청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결제취소 신청 대상 카드는 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다.

안내문에 따르면 고객은 각 카드사의 신용카드 이용대금 이의제기 절차를 통해 결제취소 신청이 가능하다. 결제금액이 20만 원 이상이고 3개월 이상 분할로 납부하기로 했을 때 카드사에 할부계약 철회 및 항변권 신청이 가능하다. 카드사 역시 이날 같은 내용의 안내문을 모바일앱에 띄웠다.

카드사는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를 거쳐 대금을 결제한 소비자가 티몬·위메프에서 물품과 용역 등을 받지 못한 건을 확인하면 결제를 취소해 준다.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가 물품·용역 등을 받지 못한 경우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워 PG사를 통할 수밖에 없는 만큼 취소와 환불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 / 사진=매경 DB
티몬·위메프 사태가 커지면서 정부 기관도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티몬·위메프에 대한 결제 취소를 중단한 PG사에 결제 취소를 재개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5일 금융당국이 티몬·위메프와 계약을 맺은 국내 10개 PG사와 은행 임원을 호출해 ‘선환불 및 후회수’를 당부했다. 이에 일부 카드사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결제 취소 신청을 재개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PG사가 소비자들의 티몬·위메프 카드 결제 취소를 중단한 것이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소지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와 달리 PG사들은 티몬과 위메프에 이미 돈을 지급했는데 환불 부담을 떠안게 되면 다른 판매사로까지 위기가 번질 수 있다며 결제 취소를 꺼리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PG사가 결제 취소 중단을 해제하지 않을 시에 검사 및 제재에 나설 방침이나 판정에는 적어도 2~3주 가량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수라장 속에서도 구영배 큐텐 대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가 27일 결국 싱가포르 기반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CEO)직에서 사임했다.

큐익스프레스 이사회 측에 따르면 26일 구 대표가 회사 CEO직에서 물러났다고 내부적으로 발표했다. 후임에는 마크 리 큐익스프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임명했다. 마크 리는 큐익스프레스 CFO와 CEO를 겸직한다.

갑작스러운 임원 교체에 티몬·위메프 사태의 법적 책임을 경감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피해자들은 구 대표가 사재를 털어서라도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며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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