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장관, 중국·일본 등 10개국 연쇄회담…북한 문제 중점논의

김인한 기자 2024. 7. 2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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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아세안 국가들에 北 핵·미사일 위협 동향 공유, 단합된 대응 필요성 강조
韓中 '협력 모멘텀' 지속…日과 안보·경제 협력방안 등 논의, 사도광산은 논의 안 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내셔널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한·아세안(ASEAN) 외교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10개국 장관과 릴레이 회담을 가졌다. 조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한반도 평화 위협 등을 지적하며 아세안 관련 국가들에 단합된 대응 필요성을 재차 공론화했다. 또 지난 5월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기점으로 '발전 모멘텀'을 마련한 중국과 만나 북한 문제 등을 긴밀히 소통했다.

27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전날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첫날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를 통해 10개국과 공식회담을 열고 각국 관계 발전방안, 북핵 문제 등을 논의했다. 10개국은 △중국 △일본 △영국 △노르웨이 △라오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싱가포르 △인도 등이다. 이외에도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외교장관들과 인사를 나눴다.

조 장관은 이번 다자회의를 계기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러시아와 북한 간 불법적 군사협력 등으로 역내 평화와 안정이 위협되는 현실을 공론화했다. 북한이 최근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를 비롯해 GPS(위성항법장치) 교란, 군사분계선(MDL·휴전선) 침범 등 복합도발을 자행하는 양상도 공유했다. 아세안 국가들엔 북한 주민인권 등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는 데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韓中 '협력 모멘텀' 이어가고…日과 안보·경제·산업 협력방안 논의, 사도광산 의제는 빠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내셔널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한·중 양자회담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조 장관은 이날 왕이(王毅)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약 40분 간 회담을 열었다. 조 장관과 왕 부장은 지난 5월13일 베이징에서 6년6개월 만에 외교장관회담을 열고 '협력 모멘텀'을 마련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도 같은달 27일 서울에서 만나 외교안보 분야 고위급 교류 등을 이어가자고 했다. 이날 두 장관은 전화 통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 기회를 늘려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조 장관은 다음달 예정된 한국 청년들의 방중으로 양국 청년교류 사업이 약 5년 만에 재개되는 점을 환영했다. 이를 통해 젊은 세대 간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성공적 교류가 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의 지원을 당부했다. 또 러북 간 불법적 군사협력 등에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왕 부장은 이에 대해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며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내셔널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의에서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일본 측과 회담도 있었다. 조 장관은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무상과 약 45분 간 외교장관회담을 열고 양국이 안보·경제·산업·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평가했다. 특히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외교당국 간 본격 준비에 착수하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들을 발굴하기로 했다. 북한의 복합 도발과 러북 밀착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다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가 유력시되는 '일본의 사도광산'은 회담 의제로 논의되진 않았다. 사도광산은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에 위치한 시설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이 이뤄진 곳이다.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해선 우리나라를 비롯해 21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한다. 만일 반대 의견이 나올 경우 투표 참여국의 3분의1 이상이 반대해야만 세계유산 등재를 막을 수 있다.

일본이 유네스코에 많은 자금을 지원하는 주요 기여국이고, 표대결로 갈 경우 한일관계가 다시금 냉각될 수 있어 양국 모두 부담이 크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일본이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조건부 찬성' 입장을 고수했고 최근 양국 간 잠정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안과 기후변화·환경·경제 등 협력…K-방산 세일즈도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내셔널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한·메콩 외교장관회의에서 메콩 5개국 외교장관들과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팔짱을 끼고 있다. 왼쪽부터 마릿 쌍이암퐁 태국 외교장관, 쏙 첸다 소피아 캄보디아 부총리겸 외교장관, 조 장관, 살름싸이 콤마싯 라오스 외교장관, 도 훙 비엣 베트남 외교차관, 아웅 쪼 모 미얀마 군정 외교부 사무차관. / 사진=뉴스1

한국은 아세안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수립 등에 나서기로 했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는 대화 상대국 간 최고 수준의 파트너십으로, 최근 러북 간 체결한 조약이기도 하다. 아세안과 관련 관계를 수립한 국가는 중국·인도·미국·호주·일본 등이다. 한국은 관계 강화는 물론 '한-아세안 협력기금'(AKCF), '한-메콩 협력기금'(MKCF), '한-해양동남아 협력기금'(BKCF)을 연 4800만 달러(약 665억원)로 배증하기로 했다.

조 장관은 메콩 5개국(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태국·베트남)과 만나 정부가 메콩 지역의 다양한 협의체들과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한국이 메콩강위원회에 새로운 개발파트너로 참여하기 위한 절차를 완료했다고 소개했다. 메콩강 수자원 관리를 위한 개발 파트너로는 미국·일본·호주·프랑스 등이 있다. 메콩 측은 그동안 한국이 메콩 지역의 개발 격차 완화에 적극 기여해 온 데 감사함을 표하고 지속 협력을 요청했다.

조 장관은 또 말레이시아·라오스·인도네시아·브루나이·싱가포르 등 아세안 5개국 외교장관과 각각 회담하고 △양국 관계 △한반도 등 지역 정세 △한-아세안 협력 △국제무대 협력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 말레이시아와 전투기 사업 등 국방·방산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인도네시아와도 전기차 생태계 구축, 전투기 공동개발 등 전략적 협력 사업을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계기에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교장관과 조찬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 및 지역·국제 정세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 사진=뉴시스


영국과도 만났다. 조 장관은 양국 정상이 협의한대로 영국 신정부 출범 이후에도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 외교·국방(2+2) 장관회의, 원전, 기후변화 협력 등 '다우닝가 합의'를 원활히 이행해 나가자고 밝혔다.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교장관은 이에 적극 동의하고 신정부 구성이 완료된 만큼 '한-영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더욱 심화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노르웨이와 회담에선 양국이 해상풍력, 녹색 해운, 핵심 광물, 공급망, 북극협력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AI(인공지능)의 올바른 활용 등 민주주의 수호문제 등도 논의했다. 인도와는 양국 간 방산협력의 상징인 'K-9 자주포'(인도명 바지라) 2차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협력하고, 앞으로도 양국 간 국방·방산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또 '한-인도 외교·국방(2+2) 차관회의'를 연내 개최할 수 있도록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각) 라오스 비엔티안의 내셔널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제27차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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