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북한 ‘역대급’ 사고…“정부 차원서 프랑스에 강력 항의할 것”

“장미란 차관, IOC 위원장에 면담 요청…조속 대응 당부”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의 기수 우상혁(오른쪽)과 김서영이 보트를 타고 트로카데로 광장을 향해 수상 행진을 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을 북한으로 소개한 황당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문체부는 27일 “정부 차원에서 프랑스에 강력한 항의 의견을 전달할 것을 외교부에 요청했다”며 “장미란 제2차관은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장 차관은 정강선 선수단장에게 IOC와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를 상대로 조속하게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체육회는 한국 선수단이 잘못 소개된 즉시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재발 방지를 요청했으며, 선수단장 명의의 공식 항의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라며 “더불어 대회 조직위원회와 IOC를 만나 항의 의견을 전달하고 재발 방지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선수단은 이날 프랑스 파리 센강 일원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유람선을 타고 48번째 순서로 등장했다. 대형 태극기를 든 남자 기수 우상혁(육상)과 여자 기수 김서영(수영)을 선두로 50여명의 한국 선수단이 입장하는 순간, 개회식 현장 아나운서는 불어로 북한을 뜻하는 “Republique populaire democratique de coree”라고 소개했고, 영어로는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반복했다. 각각 불어와 영어로 북한을 가리키는 말이다.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북한 선수단이 배를 타고 입장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이날 개회식 입장 순서는 각 국가의 프랑스 표기법의 알파벳순으로 정해졌다. 근대올림픽 초대 대회 개최국 그리스가 가장 먼저 입장하고, 난민대표팀이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등장했다.

한국은 프랑스어로 ‘Corée’로 204개국 중 48번째, 비교적 앞 순서로 입장했다. 프랑스어로 ‘Nord Corée’인 북한은 153번째로 등장했다. 한국 선수단 입장 당시 실수한 것과는 달리 장내 아나운서는 북한이 등장할 땐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정상 호명했다. 북한이 두 번 불리고, 한국은 소개되지 않은 셈이다.

대한체육회 측은 “현장에선 방송을 들을 수 없어 상황을 몰랐다”며 “현재 선수단과 문화체육관광부 사무관 쪽에 보고했다. 정식으로 이의 제기나 항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