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 부부’ 이제훈·구교환의 연기 파티 ‘탈주’ [多리뷰해]
‘미친 체력’ 이제훈과 ‘미친 연기’ 구교환의 조합
“가라, 가서 마음껏 실패하라”… ‘탈주’가 던지는 메시지
달리고 달리고 또 달린다. 보다 보면 94분의 러닝타임이 순식간에 흘러간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박하경 여행기’를 연출한 이종필 감독의 신작이자 배우 이제훈, 구교환의 출연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7월 3일 개봉 후 기대에 부응해 200만 관객 돌파를 앞뒀다. 이제훈이 2021년 열린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보낸 러브콜로 성사된 이 조합, 안 볼 수 있나?
[줄거리]
휴전선 인근 북한 최전방 군부대. 중사 규남(이제훈 분)은 10년 만기 전역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정해진 미래가 아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내일을 찾기 위해 탈주를 결심한다. 탈주를 하루 앞둔 날, 규남은 탈주 계획을 하급 병사 동혁(홍사빈 분)에게 들키고 만다. 동혁은 자신도 데려가지 않으면 탈주 계획을 알리겠다고 협박하고, 규남은 이를 거절한다.
동혁은 홀로 탈주하다 발각되고, 규남은 동혁에게 돌아가자고 설득하다 함께 탈주병으로 잡힌다. 규남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온 형이자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 분)의 입김으로 탈주병을 잡은 영웅이 되고, 오랜 기간 준비해 온 탈주 계획에 변화가 생긴다. 그럼에도 탈주를 포기하지 않는 규남과 그런 규남을 막기 위해 추격하는 현상의 이야기. 규남은 갑갑한 현실을 벗어나 탈주할 수 있을까.
모두가 잠든 밤, 규남은 부대에서 홀로 빠져나온다. 그의 손에 들려있는 건 손전등과 나침반, 그리고 시계. 규남은 미리 만들어놓은 경로로 비무장지대에 도착한다. 비무장지대에서 기다리고 있는 건, 수많은 지뢰. 규남은 도구를 이용해 지뢰 매설지를 파악하고 지도에 기록한다. 그리고 돌아갈 시간이 되자 규남은 왔던 길을 되돌아가 부대에 도착,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침상에 눕는다.
[캐릭터 소개]
# 내일을 위해 질주하는 중사 ‘규남’(이제훈)
군사분계선 인근 최전방 부대에서 10년 만기 제대를 앞두고 있다. 미래를 선택할 수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 원하는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곳으로 탈주를 꿈꾼다.
# 규남을 집요하게 쫓는 보위부 소좌 ‘현상’(구교환)
러시아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현재 장교의 삶을 살고 있다. 규남의 부대로 온 그는 어린 시절 운전기사의 아들이었던 규남을 동생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규남이 자유를 찾아 탈주하자 그를 집요하게 쫓는다.
# 규남과 동반 탈주에 나선 말단 병사 ‘동혁’(홍사빈)
규남과 같은 부대의 말단 병사로, 규남이 동생처럼 아끼는 인물이다. 탈북한 엄마와 동생을 만나고 싶어 탈주를 꿈꾸다 규남의 탈주 계획을 알아채고 자신도 데려가 달라고 한다. 하지만 규남이 이를 거절하자 혼자 탈주를 감행한다. 이후 규남의 탈주 계획에 변화가 생긴다.
# 이제훈,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
이제훈은 탈주를 감행하는 규남을 연기하기 위해 체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열연을 펼쳤다. 그는 탄수화물을 제한하면서 체중 감량을 했고, 늪에 빠지는 힘든 촬영도 직접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이제훈은 인터뷰에서 “내가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멈추거나 넘어지면 죽음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은 채로 달렸다”며 “뒤로 가면 갈수록 마른 장작처럼 피골이 상접하는 규남을 표현하고 싶어서 먹는 것도 제한했다”고 밝혔다.
# 어떤 배역도 찰떡, 구교환
이제훈이 ‘픽’한 구교환의 명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현상은 탈주하려는 규남에게 사단장 직속 보좌 자리를 약속하며 회유해 보지만, 규남이 이를 거부하고 도망치자 그를 매섭게 쫓아간다. 이런 현상 캐릭터는 구교환이 있어 완성됐다. 극 초반 규남을 아끼는 모습부터 후반부로 갈수록 잔인해지는 모습까지 구교환의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한 것. 규남의 탈주를 저지하는 듯 보이지만, 현상 역시 자유로웠던 유학 시절을 떠올리며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 짧은 러닝타임? 오히려 좋아
‘탈주’의 장점 중 하나를 꼽자면 94분의 짧은 러닝타임이다. 지난 5월 개봉한 외국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148분,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145분, ‘스턴트맨’이 126분인 것을 비교해 보면 ‘탈주’의 러닝타임이 매우 짧은 편이란 것을 알 수 있다. ‘탈주’와 동시기 개봉작들을 보면 ‘핸섬가이즈’ 101분, ‘하이재킹’ 100분,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96분 등이다. 외국 영화에 비해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인데, 숏폼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의 취향에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 특별출연 라인업, 뭔가 아쉬워
라인업만 보면 영화 한 편 ‘뚝딱’이지만, 잘 활용하지 못해 아쉽다. 송강이 연기한 선우민은 현상의 러시아 유학 시절을 함께했던 인물인데, 의미심장한 대사만 뱉을 뿐 자세한 설명이 없어 아쉽다. 이솜, 이호정, 신현지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규남, 동혁이 탈주하다 우연히 만난 유랑민으로 출연했다. 아무리 특별출연이라고 하지만, 규남과 동혁에게 도움을 준 뒤 곧바로 사라져 버려 오히려 이질감을 준다.
# 매끄럽지 못한 설정
긴박감 넘치는 영화임은 분명하나, 다소 어색한 설정으로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무수히 쏟아지는 총탄을 피해 가거나 조준경 없이 서치라이트를 원샷 원킬해버리는 규남의 사격 실력, 특히 규남이 지뢰 매설지를 뛰어가는데 지뢰가 터지지 않는 장면 등이 현실감을 떨어뜨린다.
호 “두 배우 연기 대박” “몰입도 높고 시간 순삭이다” “구교환 연기 미쳤어” “이제훈의 러브콜이 통했다” “기존 영화와 다른 재미가 있다” “명연기 돋보인다” “연기 잘하는 애 옆에 잘하는 애” “연출 사운드 좋았다” “2회차 뛸 예정” “감동이라 눈물 남” “올해 최고의 영화”
불호 “송강 왜 나온 거야?” “개연성 떨어진다” “어색한 부분이 있다” “내 시간이 탈주해 버렸다”
[흥행소리]
올여름 한국영화 중 가장 빠른 속도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탈주’는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주말 3일간 37만 2341명을 모아 누적관객수 190만 9224명을 기록했다. 제작비 80억 원이 들어간 ‘탈주’의 손익분기점은 약 200만 명. 개봉 16일 만에 누적관객수 153만 명을 돌파했고, 20일 만에 190만 명을 넘어서며 손익분기점을 눈앞에 뒀다.
이는 두터운 팬층을 가진 애니메이션 영화 ‘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과 재난 생존 스릴러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등 신작과 경쟁작들 사이에서박스오피스스 1위를 탈환하여 얻은 결과로 더욱 의미가 깊다. 특히 호평과 함께 장기 흥행세를 보여주고 있어 흥행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 별점 ★★★☆
빠른 전개가 굿. 이제훈과 구교환의 조준경 신은 인상적(박로사 기자)
# 별점 ★★★
뛰는 이제훈 위에 나는 구교환(한현정 기자)
# 별점 ★★★☆
강렬한 오프닝으로 성공적인 시작, 후반부는 아쉬움(영화 담당 기자)
# 별점 ★★★★
“가라, 가서 마음껏 실패하라” 구교환의 대사가 심금을 울린다(방송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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