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통령이 될 상인가?”…점쟁이도 못맞추는 미래, 정확히 예견한 남자 [추동훈의 흥부전]
어린 조지 갤럽은 지적 호기심이 넘치는 소년이었습니다. 학교에서 그는 항상 사람들 사이의 대화와 의견에 관심을 가졌고, 이러한 관심은 그가 자라면서 더욱 커져갔습니다.
아이오와 대학으로 진학한 그는 축구선수로도 활약한 활동적인 학생임과 동시에 대학 캠퍼스에서 발행하는 독립 신문 더 데일리 아이오완의 편집자였습니다.
대학에서 심리학과 통계학을 공부한 그는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는 데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이에 그는 석사와 박사학위까지 따내며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쌓아갔습니다.
교수생활에 따분함을 느끼던 그에게 변화의 기회가 찾아온 것도 이쯤이었습니다. 갤럽은 영앤 루비캠이란 광고 대행사에서 책임 연구원 자리를 제안받습니다. 이 곳에서 각종 컨설팅 업무와 여론조사 등을 진행할 경험을 쌓습니다. 여론조사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쌓인 그는 차라리 직접 여론조사기관을 만들어 보는 것을 꿈꾸게 됩니다.
자신감을 얻은 갤럽은 1935년 미국여론연구소를 만듭니다. 현재 갤럽의 전신입니다.
당시 미국은 대공황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통령을 잘 뽑아야한다는 여론이 득세했습니다. 이제 막 창업한 갤럽에게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1936년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죠.
당시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로 불렸던 ‘리터러리 다이제스트’는 200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고 그 결과 알프 란돈의 승리가 예상된다고 발표했습니다.
반면 이제 막 창업한 신생업체 갤럽은 단 5만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루스벨트 대통령의 재선을 예견했습니다.
이렇게 양측의 엇갈리는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대다수 사람들은 모수가 많고 공신력이 큰 리터러리 다이제스트의 승리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선거 결과, 경쟁사 대비 40분의 1 규모로 조사를 진행한 갤럽의 여론조사대로 루즈벨트가 승리합니다.
그의 혁신적인 접근법은 전통적인 여론조사 방식의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갤럽은 무작위 표본 추출 기법을 사용하여, 특정 집단의 의견이 전체 집단을 대표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그는 여론조사가 더욱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도구로 자리잡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갤럽 여론조사’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여론조사가 100% 맞지는 않았습니다. 12년뒤였던 1948년. 당시 공화당의 대선 후보였던 토마스 듀이와 민주당 해리 트루먼 후보간의 맞대결이 있었습니다. 갤럽은 투마스 듀이가 5~15% 의 표차로 승리할 것이라고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하지만 막상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트루먼이 4.5% 차이로 승리를 거둡니다. 이 결과는 갤럽의 가장 치욕적인 여론조사 실패 사례로 불립니다.
갤럽을 유력 여론조사기관으로 성장시킨 그는 1947년 여론조사기관 협회를 창립합니다. 무분별한 여론조사기관의 난립을 막고 신뢰도 높은 여론기관 회원사를 관리하기 위함입니다. 이 협회를 중심으로 여론조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선거결과에 미칠 영향력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진행되면서 성숙한 선거제도의 정착에 기여를 했습니다.
갤럽은 1984년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유산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의 연구와 방법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여론 조사 분야에서 그의 이름은 여전히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갤럽의 이야기는 단순한 통계학자의 삶을 넘어서, 사람들의 목소리를 이해하고,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데 기여한 한 인물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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