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송스님 "사찰음식 세계화…르 꼬르동 블루서도 러브콜"[이수지의 종교in]

이수지 기자 2024. 7.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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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 장인 1급 위촉…"책임감 사명감 더해"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사찰음식 장인 법송스님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 종합정보센터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4.07.27.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사찰음식 장인이 아니었어도 열심히 사찰음식을 알리고 있지만 장인이 되니 그 책임감이나 사명감이 더하네요."

최근 사찰음식 장인 1급으로 위촉된 영선사 주지 법송스님은 "장인이란 명호에 걸맞게 정말 열심히 사찰음식과 부처님 말씀을 아울러서 전하는 포교의 사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찰음식 장인 자격 제도'는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올해 처음 도입한 제도다. 사찰음식 장인은 1급과 2급으로 구분된다. 문화사업단은 급수별 대상자를 경력 기준인 사찰음식 정규강좌 강의 경력과 문화사업단 지정 교육 강의 경력에 따라 선정한다. 혹은 문화사업단장이나 사찰음식 명장의 추천을 받은 사람도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이후 사찰음식 장인 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선정한다.

사찰음식 장인 1급 대상자로 선정되려면 사찰음식 정규강좌 강의를 180회 넘게 진행해야 한다. 사찰음식 장인 2급 대상자는 문화사업단 지정 교육 강의를 30회 넘게 해야 한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사찰음식 장인 법송스님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 종합정보센터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4.07.27. pak7130@newsis.com


법송스님은 지난 23일 동희스님, 동원스님, 여거스님, 도림스님, 법해스님과 함께 '사찰음식 장인 1급' 위촉장을 받았다.

지난 2010년부터 동국대 부설 전통사찰음식연구소에서 사찰음식 강연을 시작한 법송스님은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정규 강좌를 맡았다. 이후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단기 강좌를 해오고 있다.

법송 스님이 사찰음식을 알리는데 지난 2013년 열반한 은사 성관스님의 덕이 컸다. 생전에 사찰음식 조예가 깊었던 성관 스님은 어떤 음식이 서로 어울리는지, 탁한 미역국이 왜 수행자에게 맞지 않는지, 점심으로 먹는 음식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스님들에게 일일이 가르쳤다.

"이런 스님 말씀이 그때는 너무 잔소리로 들려서 '스님은 너무 잔소리가 심해' 그런 마음이 들었어요. 스님과 오래 살다 보니 스님의 이치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며 수행하는 우리에게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깨달았죠. 그 다음부터 스님 말씀에 수긍하게 되면서 나도 사람들한테 그 이야기를 해 주기 시작하더라고요."

법송 스님의 사찰음식 알리기는 전 세계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채식이 유행하는 미국과 유럽에서 최근 한류 붐을 타고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미국 뉴욕 템플스테이 홍보행사 중 사찰음식 강의를 비롯해 코로나 시기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세계 3대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 런던 캠퍼스 온라인 강의, 올해 2월 런던과 파리 캠퍼스 현지 강의까지 법송스님은 해외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런던과 파리를 다시 찾을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르 꼬르동 블루에서 한국 사찰음식 강의를 하는 법송스님 (사진=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2024.07.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르 꼬르동 블루 재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각 2~3시간 진행되는 법송 스님의 강의는 불교문화, 사찰음식의 특징과 역사, 시연 등으로 이뤄진다.

"선진국들에서 채식에 대한 관심이 너무 너무 많아요. 봄, 여름 , 가을, 겨울 계절에 따라 다르게 나는 채소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을 매우 많이 보이더라고요. 제철 채소를 활용하는 불교적인 계절 음식을 활용하는 방법을 어떻게 가르쳐줄지 고민을 많이 합니다."

법송 스님은 강의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마다 학생들로부터 사찰음식과 채식의 차이, 사찰김치 재료 등 다양한 질문을 받는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관심이 사찰음식에서 불교문화와 수행으로 이어지는 경험도 했다. 질문 중 스님들이 삭발하는 이유, 승복 색깔이 회색인 이유 등 수행자 일상생활과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주를 이뤘다.

"학생들 중에 양념에 대해 묻기도 하다가 자신이 한국에 가면 수행할 수 있는지 묻는 학생도 있어요. 한국에서 3개월 간 먹고 자면서 사찰음식을 배울 수 있는지 묻기도 해요. '그럼 먼저 한국어부터 배워서 와라. 나처럼 머리를 깎고 나랑 같이 생활해야 한다'고 말해주죠."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사찰음식 장인 법송스님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 종합정보센터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4.07.27. pak7130@newsis.com


법송 스님은 강의마다 한국 사찰음식은 수행자를 위한 음식임을 강조하고 있다.

"스님들이 1700년 전부터 내려오는 수행과 함께 사찰음식을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한국 사찰음식의 매력입니다. 우리 스님들이 밖에 나가서 한국 사찰음식에 대해 큰소리칠 수 있는 것은 아직도 스님들이 새벽 4시에 일어나 수행하고 오전 6시와 낮 12시 전후 발우공양을 하는데 채식만 공양한다는 점입니다."

이제 사찰음식 장인으로서 법송 스님의 목표는 선 명상에서도 힘을 발휘하는 사찰음식 알리기다.

"일상적으로 먹고 살면서 에너지가 되고 힘이 되고 원천이 되는 사찰음식이 곧 제 수행입니다. 명상에서 힘이 뻗어 나오는, 에너지를 얻는 그런 음식을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항상 마음에 맴돌아요. 사찰음식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음식 뿐만 아니라 그 음식에 불교문화도 담아서 온전히 밖으로 전할 힘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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