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북한이라니… ‘개회식 참사’에 정부까지 화났다! 장미란, IOC 위원장 면담 요청 [올림픽 NOW]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두 귀를 의심케 했던 대형 사고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서면서 외교적인 문제로 비화될 상황에 이르렀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의 명백한 실수이자 잘못이었던 만큼 이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등 정부에서도 조직적으로 움직일 태세다. 용납할 수 없는 실수였던 만큼 예상대로 강경하게 대응하는 기조가 읽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시간 27일 긴급 설명자료를 내고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있었던 사건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월 26일(현지시간), 2024 파리하계올림픽 대회 개회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 입장 시 나라명을 '북한(프랑스어: Republique populaire democratique de coree, 영어 :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으로 소개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는 “문체부 장미란 제2차관은 현지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해 놓았고, 정부차원에서 프랑스 측에 강력한 항의 의견을 전달할 것을 외교부에 요청했다. 선수단장에게는 국제올림픽위원회와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를 상대로 조속하게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사건은 우리 시간으로 27일 새벽에 있었던 개회식에서 발생했다. 전 세계인의 축제인 2024년 파리 올림픽은 2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열린 개회식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막을 올렸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파리를 상징하는 자연 지형인 센강을 따라 참가국 선수단이 배를 타고 순차적으로 입장하는 프로그램을 짜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지만 개회식은 계정대로 진행됐고, 한국 선수단은 프랑스어 표기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48번째로 입장했다.
그런데 이 순간 귀를 의심할 만한 대형 사고가 나왔다. 방송 화면에는 국가명이 제대로 노출됐으나 어찌된 일인지 장내 아나운서가 한국을 '북한'으로 소개한 것이다. 불어와 영어 모두 '북한'의 이름이 나왔다. 장내 아나운서는 불어로 'Republique populaire democratique de Coree'고 외쳤다. 이어 영어로는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소개했다. 대한민국이 아니라 북한을 지칭하는 단어다. 황당한 사건이었다.
원래대로라면 한국의 정식 불어 명칭인 'Republique de coree', 그리고 영어로는 'Republic of Korea'라고 소개됐어야 했다. 올림픽 개회식은 수차례 리허설을 진행하는데도 실수가 나온 것이다. 이는 올림픽 대회 자체는 말할 것도 없고 외교적으로도 큰 결례다. 올림픽 참가국 중 국가명이 제대로 불리지 않은 나라는 우리밖에 없었고, 또 하필이면 북한으로 불렸다. 우리는 48번째로 입장했고, 북한의 순서는 153번째여서 혼란의 여지도 별로 없었다. 파리 올림픽 개회식은 북한이 두 번 등장하는 촌극으로 막을 내렸다.
파리 현지에 체류하고 있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현지시간이 익일 오후 2시 30분(한국시간 27일 오후 9시 30분) 다국적 기자들이 상주하고 있는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이번 상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이에 앞서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도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외교적 사태로도 번질 기미가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장 차관은 정강선 선수단장에게 IOC와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를 상대로 조속하게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면서 “대한체육회는 한국 선수단이 잘못 소개된 즉시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재발 방지를 요청했으며, 선수단장 명의의 공식 항의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다. 더불어 대회 조직위원회와 IOC를 만나 항의 의견을 전달하고 재발 방지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직위의 명확한 잘못인 만큼 조직위 측면에서 사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외교 채널로도 이 사태가 번진 만큼 올림픽 시작이 찜찜하다. 해프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실수였다. IOC, 파리 올림픽 조직위가 어떤 반응과 사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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