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장밋빛만"…긍정 리포트에 뿔난 두산 소액주주들

김남석 2024. 7. 2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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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주주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한 매수 의견은 총 4건으로 집계됐다.

두산밥캣에는 매수 2건, '단기 매수' 1건, '보유' 의견 2건이 제시됐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 대한 매수 의견은 각각 1건씩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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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폭락하는 데, 어떻게 장밋빛 일색입니까?"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주주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관련 주가도 급락하고 있다. 체코 원전 수혜주라는 호재도 이 이슈에 묻힌 상태다.

이런 가운데 상당수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이번 합병의 긍정적 측면을 지나치게 부각하고 있다는 불만이 소액 주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개편안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종속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해 내년 상반기까지 합병을 완료한다는 게 뼈대다.

◇급락하는 두산그룹주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장중 26만3500원으로 상장 이후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주)두산 주가는 26일 최고가 대비 38.0% 빠진 16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로보틱스의 26일 종가는 7만2700원으로 12일 종가 대비 31.2% 하락했다. 두산밥켓의 26일 종가는 4만2500원으로 역시 10% 이상 주가가 빠졌다. 두산에너빌리티도 26일 1만887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2일만해도 2만원을 웃돌았다.

이같은 주가하락은 소액주주들의 반발과 금융당국의 제동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두산밥켓 등이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반려하고 정정을 요청한 상태다.

◇습관처럼 되풀이 되는 '매수 리포트'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사업구조 재편을 발표한 지난 11일부터 26일까지 이들 4개사에 대한 매도 의견 제시 리포트는 0건이었다.

매수 일색이다.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한 매수 의견은 총 4건으로 집계됐다. 두산밥캣에는 매수 2건, '단기 매수' 1건, '보유' 의견 2건이 제시됐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 대한 매수 의견은 각각 1건씩 집계됐다.

현재 두산밥캣의 대주주는 두산에너빌리티다. 두 회사의 소액 주주들은 두산그룹의 알짜 기업인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인적 분할해 적자 기업인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개편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밥캣과 로보틱스 간 포괄적 주식교환 비율은 1대 0.63이다. 시가를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계산하는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른 것이다.

반발 지점은 밥캣의 가치 희석 우려다. 밥캣은 지난해 연 매출액이 10조원에 육박한 두산그룹의 '캐시카우'다. 반면 로보틱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530억원으로 매년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그럼에도 두 기업의 가치가 비슷한 평가를 받는 셈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5일 '분할합병 오해 마세요. 좋은 겁니다'라는 제목의 두산에너빌리티 보고서를 냈다. 에너빌리티 주주에게는 떼어주는 밥캣보다 받는 로보틱스 주가 가치가 더 크기 때문에 유리한 거래라는 게 골자다.

증권가는 체코 원전 수주에 따른 수혜 가능성도 높게 평가했다. 체코 원전 우선협상자 선정으로 지배구조 이슈 극복이 가능하다는 논리도 나왔다.

◇간간이 눈에 띄는 '부정' 리포트

최근에는 두산밥캣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담은 리포트도 일부 나오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로보틱스와의 시너지는 장기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고, 단기적으로는 지분 교환 및 합병에 대한 밥캣의 가치 희석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한다"며 두산밥캣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단기 매수'로 하향했다.

삼성증권은 합병 발표 직후 두산밥캣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내렸다.

삼성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이번 변화가 두산밥캣의 재무와 영업활동에 미치는 효과가 모호하다", "두산밥캣 주가는 당분간 손익보다는 그룹 구조재편 관련 이슈들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등의 지적을 내놨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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