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쏟아지는 분양 매물...소화수인가? 기름인가?
[앵커]
올해 하반기에 서울 강남에서만 적어도 만2천3백여 세대의 분양 아파트가 쏟아집니다.
주변 아파트와의 시세 차로 '로또 아파트'라 불리는 아파트가 줄지어 나오는데, 들썩이는 집값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김기봉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분양가상한제 지역 최고 분양가 기록을 세운 반포동 래미안 원 펜타스를 필두로, 래미안 레벤투스와 디에이치방배 등.
3.3㎡당 분양가가 6천만 원을 훌쩍 넘어섰지만 주변 시세보다 낮아 '로또'라는 접두어를 붙인 아파트들이 이달 말부터 줄줄이 분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강남 3구의 분양 아파트는 결정된 것만 만2천3백여 세대로, 최근 몇 년 사이엔 보기 드물게 많은 물량입니다.
이렇게 쏟아지는 분양 물량은 최근 치솟는 아파트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단순히 수요 공급의 원칙을 본다면 강남지역 분양 증가는 가격 안정의 효과를 가져와야 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 효과를 낼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적게는 몇억, 많게는 십수 억의 시세차익을 노린 청약 과열이 예상되는데, 분양이 끝나는 순간 이들 아파트가 오히려 주변 집값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윤지해 /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 일반 분양 받으신 분들에게는 로또 분양이 되긴 합니다만 추후에 입주할 때 신축 프리미엄이 반영되면서 오히려 주변 시세를 끌어올리는 작동을 하게 됩니다.]
또 분양아파트 세대 중 조합원을 제외한 일반 분양 수는 많지 않기 때문에 과열 분위기 속에서 당첨 받지 못한 수요들이 기존 매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 (이번 대량 분양 이후) 물건이 희소가치가 있어서 더 이상 나오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분양시장보다는 일반 매매시장으로 매수자들이 방향을 돌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로또'라는 생각에 자금 계획 없이 덤볐다가는 당첨이 돼서 오히려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후분양의 경우 전세를 들인다 해도 수억 원에서 10억 원 이상의 현금을 두세 달 안에 마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원 펜타스 인근 부동산 : 취등록세까지 포함하면 13~14억이 있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안 돼요. 현금이, 자금 능력이 있어서 확실히 입주할 여력이 되는 사람이 아니면 하면 안 되죠. 아예 안 되는 거죠]
아파트값 상승의 근원지 강남에 '로또'라는 이름으로 쏟아지는 분양 물량들로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연쇄 파동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기봉입니다.
촬영기자: 홍성노
YTN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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