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7일!] 고급빌라 덮친 흙더미 '16명 사망'… 사고 원인은?

최진원 기자 2024. 7. 27.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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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오늘] 우면산 산사태
2011년 7월27일 서울 서초구 우면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6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 주택과 차량 등에 막대한 피해가 일어났다. 사진은 지난 2011년 7월27일 서울 서초구 남태령 전원마을 산사태 피해현장. /사진=머니투데이
2011년 7월27일 오전 8시45분쯤 서울 서초구 우면산에서 폭 60m, 길이 120m 규모의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 산사태로 16명이 사망하는 등 총 6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해 7월은 유독 많은 비가 내렸다. 기록적인 폭우는 결국 산을 무너뜨렸고 서초구 방배동 남태령 전원마을을 비롯한 12개 지구를 덮쳤다.

우면산 일대에 자리잡은 고급빌라와 주택, 아파트들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널브러졌고 아파트 3층 높이까지 토사가 쏟아졌다. 주택 담벼락에는 쏟아져 내린 토사나 나무뿌리. 자동차 등이 박혀있었다. 왕복 10차선 도로인 남부순환로는 흙더미와 나무가 뒤엉켜 통행이 불가능했다.

이날 발생한 산사태는 2000년대 최악의 재난 중 하나로 기록됐다. 소방당국은 인명구조와 재난 피해를 막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기록적 폭우… 우면산을 무너뜨리다


우면산 산사태로 인근 마을에 토사가 쏟아지고 침수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사진은 지난 2011년 7월27일 서울 서초구 남태령 전원마을 침수 피해 현장. /사진=머니투데이
산사태로 인근 마을과 아파트에 토사가 쏟아지고 침수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남태령 전원마을을 덮친 산사태로 주택 20가구가 매몰되고 50가구가 침수됐다. 이날 전원 마을에서만 6명이 사망했다.

형촌마을은 이날 집중호우로 120가구 가운데 60가구가 흘러내린 토사에 갇혀 고립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이 구조작업에 착수했지만 인근 저수지가 범람하는 등 차량과 중장비 접근이 어려웠다. 이날 형촌마을 한 주택 지하실에서 구학서 신세계 회장의 부인 양명숙 여사(당시 63)가 사망한 채 발견되기도 했다.

우면산 터널 요금소에도 흙더미가 쏟아져 1개 차선을 막았다. 방배동 래미안 아트힐 아파트 등 우면산 인근 아파트들은 최대 3층 높이까지 토사가 쏟아졌고 지하 주차장까지 밀고 들어갔다.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했다.

또 EBS 방송센터 일부 스튜디오에 토사가 유입돼 방송 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서울 강타한 물폭탄… 100년 만의 최대 강우량


2011년 7월 폭우는 100년 만에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쏟아져내렸고 우면산 산사태 전후로 서초구 누적 강우량은 475㎜로 측정됐다. 사진은 지난 2011년 7월27일 서울 서초구 남태령 전원마을 산사태 피해현장. /사진=머니투데이

2011년 7월 서울 강수량은 100년 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때 내린 집중호우로 한강이 범람해 일부 도로가 통제됐다. 강남은 물바다가 됐으며 수백대의 차량이 물에 잠겼다. 우면산 산사태 외에도 폭우로 인한 인명피해가 계속 발생했다.

2011년 1월1일부터 7월31일까지 서울지역의 누적 강우량은 1751.6mm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장마 기간인 6월22일부터 7월17일까지 27일간 총 802.5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사건 발생 전날인 7월26일부터 27일까지 서초구 누적 강우량이 475mm였다. 결국 많은 비를 버티지 못한 우면산이 무너져 내린 셈이다.

중앙대책안전본부에 따르면 당시 서울 서초구 일대를 초토화시킨 우면산 산사태의 직접적 원인은 폭우였다. 집중호우로 많은 물이 일시에 유입된 것이 재해의 원인이었다.

특히 우면산 생태공원 저수지 일대의 둑이 붕괴되면서 피해가 가중됐고 재해 피해를 막아줄 구조물은 턱없이 부족했다. 우면산 일대를 무리하게 파헤쳐 인공적으로 생태공원과 등산로를 개발한 점 등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우면산 산사태는 인재?… 사건 발생 후 이야기


우면산 산사태 이후 서울시와 관련 부처가 책임소재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지난 2011년 7월27일 서울 서초구 남태령 전원마을 산사태 피해 현장에서 군인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사고가 발생한 이후 서울시와 관련 부처는 수년간 책임소재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사건 전날과 당일 산림청이 산사태 예보 발령 문자를 서초구 관련 공무원들에게 4차례 보냈지만 서초구가 이를 확인하지 못한 것을 두고 책임소재에 대한 공방이 불거진 것이다. 산림청이 이미 퇴직한 공무원의 휴대전화나 현직 공무원의 변경 전 전화번호로 문자를 발송했기 때문이다.

같은달 30일 서울시는 사건 발생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조사단을 파견했고 이들은 약 40일간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를 진행했다.

같은해 8월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시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간당 100mm 집중호우에도 견딜 수 있도록 도시 수해 안전망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조사단은 이번 산사태가 인재(人災 )가 아닌 강우에 의한 천재(天災)라고 밝혔다. 우면산 인근 공군 부대시설과 터널공사 등이 원인이라는 의혹이 일었지만 이를 일축한 것이다. 조사단은 우면산 산사태의 원인은 집중호우로 인한 배수로 용량 부족, 높은 지하수위. 토목과 유목에 의한 배수로 막힘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김진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8년 11월부터 산사태 전까지 터널 공사를 위해 총 4426회에 걸쳐 다이너마이트를 발파했고 이것이 산사태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사단의 보고서를 받아들이지 못한 유가족들은 소송을 진행했고 서울시는 2014년 우면산 산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한 2차 조사를 진행했다. 같은해 3월13일 열린 우면산 산사태 2차 원인 조사 연구보고서에서 서울시의 대비가 부족했다며 일부 인재임을 인정했다.

이번 우면산 산사태 이전에도 강우는 계속됐고 시의 대비가 부족했음을 시인했다. 또 이번과 같은 강우는 5년에 한 번꼴로 있었고 2010년 태풍 곤파스 피해가 있었음에도 이를 대비하지 못한 부분은 시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차 조사에서도 공군부대와 터널공사 발파 등의 원인은 미미하다고 결론 내렸다.

최진원 기자 chjo063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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