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끌리는 '에스파의 안내자'·'2D 꽃미남'…24조 시장 열린다
음방 1위, 콘서트 매진…다음 목표는 글로벌 진출
SM·하이브도 출격…SOOP·지니뮤직 '새 수익원'
# 지난달 29일 걸그룹 에스파(aespa) 두번째 월드투어가 열린 잠실실내체육관 무대. 4인의 멤버와 함께 '나이비스(nævis)'가 무대에 섰다. 에스파 세계관 내 안내자 캐릭터인 나이비스는 올 3분기 SM엔터테인먼트의 첫 '버추얼 아티스트'로 데뷔할 것이 확실시되는데, 그에 앞선 첫 무대를 에스파 콘서트에서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플레이브는 버추얼 아이돌의 새 역사를 써내려 간 주인공이다. 지난해 3월 데뷔 후 지상파 음악방송 1위, 올림픽홀 콘서트 전석 매진 등을 기록했고 공식 유튜브 계정 구독자는 74만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하이브 재팬과 협업, 일본 시장 진출 계획을 알렸다. 애니메이션 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 가장 먼저 버추얼 아티스트 시장이 형성된 만큼, 엔터 업계는 플레이브의 진출 성패를 주목한다.
플레이브에 앞서 '이세계아이돌'이 국내 버추얼아이돌 시장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인터넷방송 우왁굳이 기획한 오디션을 거쳐 2021년 8월 6인조 그룹으로 탄생했다. 그해 발매한 데뷔싱글 'RE:WIND(리와인드)'가 가온 다운로드차트 1위를 기록하면서 주목받았고, 강력한 팬덤을 바탕으로 콘서트와 웹툰 발간, 팝업스토어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플레이브의 'VLAST(블래스트)', 이세계아이돌의 '패러블 엔터테인먼트' 등이 버추얼 아티스트 산업에 특화된 기업의 작품이었다면 SM엔터가 선보일 나이비스나 하이브의 자회사 수퍼톤이 지난달 데뷔시킨 'SYNDI8(신디에잇)'처럼 대형 엔터사가 뛰어든 작품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버추얼 아티스트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엔터 업계에선 플레이브와 이세계아이돌의 성공을 일본 '하츠네 미쿠(Hatsune Miku)'의 사례와 비교한다. 2008년 야마하의 음성합성 소프트웨어 캐릭터로 데뷔한 하츠네 미쿠는 지금까지 높은 인기를 누리며, 과거 허상처럼 여겨졌던 버추얼아이돌 시장의 성장 모델을 일궈냈다. 이후 2016년 데뷔한 키즈나 아이(Kizunna AI) 등 새로운 버추얼 아이돌이 인기를 얻으며, 지난해 일본의 버추얼 아티스트 시장은 80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유튜브 채널은 1만2000개, 구독자는 4억5000만명에 달한다.
특히 국내 버추얼 아티스트의 인기는 기존 아이돌과 유사하면서도 차별점을 지녔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외모와 가창력, 춤 실력 등으로 어필하는 것은 물론 유튜브와 틱톡 등 SNS(소셜미디어)로 팬덤과 실시간 소통하며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다"면서, 실제 아이돌 출신이 버추얼아이돌의 '숨겨진 본체'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팬덤이 아티스트의 창작 영역에 보다 폭넓게 참여해 창의적인 성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강력한 일체감을 형성하고, 시공을 초월하는 캐릭터 성으로 해외 진출 시 현지화에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케이팝 버추얼 아티스트의 성장은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의 공습에 위축됐던 국내 기업들에게도 숨통을 틔운다. 숲(SOOP, 옛 아프리카TV)은 버추얼 스트리머 지원을 통한 플랫폼 내 팬덤 커뮤니티를 강화하고 있다. 단순 콘텐츠 제작을 넘어 버추얼 스트리머와 팬덤 간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고, 관련 콘텐츠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후원 모델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뮤직 플랫폼 지니뮤직은 올 1분기 이세계아이돌의 팝업스토어를 연 데 이어 지난달 패러블엔터테인먼트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근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의 공세로 본업이 정체되는 가운데 버추얼 아티스트 음악앨범 출시, 콘서트, 팝업스토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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