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음 주중?"…폭우에 막힌 켈리 고별전 상대 두산, 새 에이스 데뷔 상대까지 되나

김민경 기자 2024. 7. 27.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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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스 새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 LG 트윈스
▲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했다. ⓒ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다다음 주중을 생각하고 있다. 수요일(8월 7일)이나 목요일(8월 8일)로 예정하고 있다."

LG 트윈스 새 에이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의 데뷔전 윤곽이 나오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26일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에르난데스의 데뷔 일이 다음 달 7일 또는 8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잠실 라이벌인 두산 베어스와 주중 3연전을 치르는 기간이다.

두산은 지난 20일 LG가 방출한 케이시 켈리(34)의 고별전 상대가 될 뻔한 팀이다. 켈리는 19일 LG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으나 LG 동료들과 마지막으로 한번 더 경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20일 잠실 두산전에 등판했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6년 동안 함께한 켈리였기에 구단도 이례적으로 고별전을 추진했다. 당시 켈리는 2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KBO 통산 74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었으나 폭우로 노게임이 선언되는 바람에 고별전을 제대로 끝내지 못했다. 켈리는 노게임 선언과 함께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고, 상대팀이자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같이 쓰는 두산 선수들도 켈리와 포옹하며 마지막을 배웅했다.

에르난데스는 켈리의 바통을 이어 두산을 상대로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에르난데스는 25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으로 한국에 입국했다. 에르난데스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19일 새벽 LG와 총액 44만 달러(약 6억원) 계약에 합의했으나 공항에서 발이 묶여 입국이 지연됐다. 에르난데스는 26일 잠실야구장에서 첫 훈련을 진행하면서 선수단과 인사를 나눴다.

염 감독은 "오늘(26일) 와서 인사했다. 일요일(28일)에 불펜 피칭을 한번 하고 가자고 했다. 비자를 받고 오면 2군에서 한 경기를 뛰고 그다음에 등판할 것 같다. 다다음 주중 수요일(8월 7일)이나 목요일(8월 8일)로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르난데스는 LG가 켈리를 고심 끝에 포기할 정도로 기대치가 높다. LG는 옵션 없이 44만 달러 전액을 보장하기도 했다. 차명석 LG 단장이 직접 미국에 건너가 계약을 추진하면서 정성을 들여 데려왔다.

에르난데스는 1995년생으로 베네수엘라 출신 우완투수다. 키 185㎝, 몸무게 97㎏의 체격 조건을 자랑한다. 에르난데스는 2018년 마이애미 말린스에 입단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 통산 35경기에서 11승7패, 159⅔이닝,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했다.

▲ 지난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이 우천 노게임 선언된 뒤 눈물을 보인 케이시 켈리 ⓒ곽혜미 기자
▲ LG 트윈스 디트릭 엔스는 후반기 반등에 성공하면서 케이시 켈리 대신 잔류에 성공했다. ⓒ곽혜미 기자

2018년부터 올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도 6시즌을 보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마이애미에서 5년 동안 90경기(선발 48경기), 10승21패, 287⅔이닝, 평균자책점 5.04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메이저리그 성적이 없고, 올해는 LA 다저스와 밀워키 브루어스 2팀에서 메이저리그 등판 기회를 얻었다. 올 시즌 성적은 9경기(선발 1경기) 1패, 15⅔이닝, 평균자책점 6.32다.

LG 구단은 "에르난데스는 직구, 변화구 모두 보더라인 제구가 날카롭고, 뛰어난 피칭 감각을 지닌 완성형 우완투수다. 시즌 중에 팀에 합류했지만, 빠르게 적응하여 1선발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를 긍정적으로 지켜봤다. 염 감독은 "영상은 봤는데, 회전수가 굉장히 좋은 것 같다. 슬라이더가 최고 장점이고, 좌타자한테 체인지업이 나쁘지 않은 것 같더라. 가장 좋은 것은 외국인치고는 좌우를 이용할 수 있다. 상하보다 좌우 코너를 쓸 수 있는 커맨드를 갖춘 느낌이다. 구속은 시속 150㎞ 넘게 나오긴 하는데, 147~150㎞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에르난데스가 메이저리거의 꿈을 잠시 접고 한국 무대에 도전한 이유는 분명하다. KBO리그에서는 외국인 투수에게 꾸준한 선발 출전 기회가 보장되기 때문. 에릭 페디(NC 다이노스→시카고 화이트삭스), 메릴 켈리(SK 와이번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 KBO리그에서 성공을 발판으로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내며 역수출 신화를 쓴 투수들은 한국에서 꾸준한 기회가 큰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에르난데스도 이들과 같은 길을 걷고자 모험을 선택했다.

LG는 27일 현재 시즌 성적 53승42패2무로 2위에 올라 있다. 선두 KIA 타이거즈를 쫓아가기에는 거리가 있지만, 최소한 2위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에르난데스의 호투가 절실하다. 켈리 대신 생존에 성공한 디트릭 엔스가 후반기 3경기에서 1승, 19⅓이닝, 평균자책점 0.47로 맹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에르난데스까지 안정감을 더해 주면 LG는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에르난데스는 입국한 뒤 구단을 통해 "LG 구단에서 뛸 수 있어서 감사하다. 한국에 오게 돼 기쁘다. 중요한 시기에 한국에 온 만큼 팀의 우승을 위해, LG트윈스 선수들과 함께 즐겁고 열심히 해서 팀이 승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LG 트윈스 새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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