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지 마" 갇힌 공정위 직원…뿔난 티몬 소비자, 공권력도 '진땀'[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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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진 지난 25일, 피해자들이 환불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티몬 사옥으로 모여들었다.
피해자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면 거기 계속하고 있어라" "티몬 직원은 윗사람을 데려와라" "공무원이면 뭐라도 해라"며 분개했다.
바로 위메프 티몬 정산 환불 지연 사태를 빚게 한 경영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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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진 지난 25일, 피해자들이 환불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티몬 사옥으로 모여들었다. 달콤한 여름휴가를 기다리다 하루아침에 수백만 원을 잃게 생겼다는 공포감이 삼복더위에도 이들을 굳게 닫힌 회사 앞으로 이끌었다.
환불을 요구하기 위해 하염없이 회사 앞을 지키던 소비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관들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 동요하기 시작했다. 사태 해결을 요구하며 사옥 안으로 진입을 강행했고, 이내 사무실 한 개 층을 통째로 점거했다.
사무실 내에서 '피해 규모 1조원' '기업회생 고려' 등이 적힌 직원의 메모가 발견되자 고객들은 "내부 직원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지하 회의실 내부에 있던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거래감시팀 직원, 경찰 관계자, 티몬 직원들 모두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테이블 바리케이드를 만들었다.
당황한 공정위 관계자가 "피해 규모 등이 확인돼야 혐의를 살피고 법에 따른 절차를 밟아나갈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소용 없었다. 피해자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면 거기 계속하고 있어라" "티몬 직원은 윗사람을 데려와라" "공무원이면 뭐라도 해라"며 분개했다.
분노로 가득 찬 피해자들 앞에선 공권력도 무력했다. 직접 현장에 출동한 형사과장이 분노 가라앉히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공정위 직원들을 외부로 데리고 나가기 위한 경찰의 시도가 있을 때마다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다. 외부로 나가는 문을 소화기와 우산 등 긴 막대기로 걸어 잠그기까지 했다.
이날 오후 5시 반부터 이어진 진출입 통제 대치 국면은 다음 날까지 계속됐다. 26일 오전 1시쯤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낸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이 피해 소비자들에게 사과하고 환불 절차를 안내하자 소비자 분노는 잠시 사그라들었다. 현장 조사를 위해 사무실을 찾은 공정위 직원들은 7시간 만에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됐다.
공권력, 피해자, 셀러, 공정위 모두가 소모적인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정작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 이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바로 위메프 티몬 정산 환불 지연 사태를 빚게 한 경영인들이다. 수많은 중소 협력사의 줄도산과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판매자와 소비자들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티몬과 위메프의 모기업 큐텐 그룹의 수장인 구영배 대표는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보도 자료를 통해 "피해 구제와 함께 결제 재개 등 고객과 판매자 불안감을 덜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정산 지연 또한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보상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빠졌다. '최선'이란 표현과 어울리지 않는 보여주기식 대응으로 느껴졌다.
이번 정산 미지급 사태는 큐텐이 나스닥 상장 등 외형성장을 이루고자 무턱대고 '문어발식'으로 기업을 잇달아 인수해서 발생한 일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티몬·위메프 등 큐텐 계열사의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대금 지급 자금은 남겨놓았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수개월 전부터 정산 미지금 사태 조짐이 보였음에도 문제를 회피하거나 허위로 대응하면서 큰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커머스 신화'로 불렸던 구영배, 류광진 대표는 언제쯤 뒷짐을 풀고 행동에 나설까. 일촉즉발 현장 상황을 지켜보면 경영진이 책임지고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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