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감없이 민심 전달"…국힘, 시·도지사 협의회 발족 의미는?

CBS노컷뉴스 주영민 기자 2024. 7. 2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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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시·도 단체장들 "당내 중진 역할하겠다" 예고…해석 분분
"윤 대통령 지지율 12주째 20%대…미래 권력과 손잡는 것"
"대권주자급 단체장 많아" 한동훈 대표 '가시밭길' 예상도
지난 25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제7차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앞서 정부 관계자와 전국 광역자치단체장들이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최근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 12명이 '시·도지사 협의회'를 발족해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12개 시·도 단체장들 "당내 중진 역할하겠다" 예고…해석 분분


27일 정가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은 지난 25일 충남도청에 모여 '국민의힘 시·도지사 협의회(이하 협의회)'를 발족해 유정복 인천시장을 초대 대표로 선출했다.

전국 17개 시·도 단체장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장은 유 시장을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김진태 강원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김태흠 충남지사, 이철우 경북지사, 박완수 경남지사 등 12명이다.

이들은 협의회 발족 이유에 대해 "지역의 행정 책임자이자 당의 중진 정치인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며 "국민이 걱정하는 정치 현실을 희망으로 만들고 정치와 국가 발전에 모든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협의회는 앞으로 당 최고위원회 참석, 대통령과의 소통간담회 등에 참여하겠다며 정부와 정당 운영에 적극 개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들은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제7차 중앙지방협력회의가 충남 홍성 충남도청에서 열리면서 모였다.

국힘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이 국힘 당대표 선출 다음 날 협의회를 발족한 것으로 두고 정가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당내 중진급 지역단체장들이 '여의도 정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공식 예고하는 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광경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한동훈 신임 당대표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뭉쳤다는 해석과 오히려 한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모였다는 상반된 해석이 동시에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 초대 대표로 선출된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25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

윤 대통령 지지율 12주째 20%대…"미래 권력과 손잡는 것"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뭉쳤다는 해석은 향후 선거 일정과 정치 지형에 주목한다. 다음 지방선거는 2026년 6월이다. 2027년 3월 예정된 차기 대선보다 9개월가량 앞선다. 이들의 재선을 위해서는 선거 시점 때 '과거 권력'이 되는 윤 대통령보다 '미래 권력'인 한 후보와 더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재 윤석열 정부의 국정지지율이 20% 후반에 그치고 있어 '레임덕'이 가속화될 2026년에는 '탈윤석열' 현상이 더 두드러질 게 불 보듯 뻔하다고 전망한다. 앞서 전날 한국갤럽은 지난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율은 28%로 나왔다고 밝혔다.

부정 평가율은 63%로 조사됐다. '어느 쪽도 아님'은 3%, '모름·응답거절'은 7%였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4월 총선 이후 12주 연속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차기 정치 지도자, 장래 대통령감 선호 질문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9%를 기록해 22%의 지지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턱 밑까지 추격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협의회 대표로 선출된 뒤 자신의 SNS에 "앞으로 국민의힘 지도부는 물론 윤석열 대통령과도 소통하면서 가감없이 민심을 전달하고 당과 국가발전을 위해 힘껏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가감없이 민심을 전달하겠다"는 표현이 사실상 앞으로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을 염두에 둔 표현이라는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3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두고 당시 한동훈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자신의 SNS에 남긴 글
 

"대권주자급 단체장 많아" 한동훈 대표 '가시밭길' 예상도


반면 협의회 출범이 오히려 한 대표와의 대립을 예고한다는 해석은 국힘 광역자치단체장들의 당내 입지에 주목한다. 앞으로 당내에서 대권을 놓고 한 대표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이 한 대표의 '승승장구'를 가만히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총선 때부터 최근까지 한 대표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최근 당대표 선거에 대해서도 한 대표 선출이 유력해지자 자신의 SNS에 "당원들의 선택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 실망"이라며 "떳따방에 휩쓸려 다니는 것도 한두번이지, 누가 당에서 정치를 하려고 하겠는가"라고 비난했다.

당대표 선거 직후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행사에 단체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협의회가 결성됐다는 점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수도권 단체장이나 홍 시장을 제외해도 박형준 부산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김진태 강원지사 등도 재선 국회의원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는 중진들이다.

이들이 앞으로 당정행사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는 건 한 대표 입장에서 윤 대통령과의 갈등을 봉합하는 것에 대해 중진들과의 의견조율까지 거쳐야 하는 난관으로 비춰질 가능성인높다. 정치 속성상 개입하는 인물이 늘어날수록 갈등의 양상은 더욱 복잡·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해석이 너무 성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협의회 구성은 유정복 시장이 처음 제안했다"며 "정부와 국회 등 옳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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