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에 '7년차 대세 치어리더' 하지원 "받은 사랑, 큰 웃음으로 돌려줄래요"[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축구구단 김포FC는 프로 2년차인 지난해 1부 리그 승격 목전에 다다르는 놀라운 저력을 보였고, 올해도 치열한 승격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프로야구의 한화 이글스는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괴물 투수' 류현진을 올해 다시 품으며 대전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고 있다.
프로농구 원주 DB와 프로배구 정관장은 올해 각각 정규리그 우승과 봄 배구 진출을 달성하며 새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페이커' 이상혁을 앞세운 T1은 여전히 e스포츠 최고 인기 구단 중 하나다.
각 종목에서 사랑받고 있는 다섯 팀의 교집합에는 치어리더계 최고 인기스타로 떠오른 하지원(22) 치어리더가 있다. 그는 시원한 안무와 밝은 미소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각종 매체에 꾸준히 얼굴을 비치며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
스포츠한국은 서울의 한 카페에서 하지원 치어리더를 만나 일에 대한 자부심과 팬들을 향한 사랑, '인간 하지원'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지금 인기에 자만하지 않고, 겸손한 태도로 팬들에게 감사하는 그의 모습은 앞으로의 커리어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대문자 'T'지만 팬 사랑 '무한대'... 하지원의 치어리더 일기
하지원 치어리더는 스포츠한국과의 만남 하루 전인 지난 17일, 경기도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코리아컵 8강전을 치르는 김포FC를 열렬히 응원했다. 폭우 속에서 우비를 쓰고 90분 야간 혈투를 함께했기에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는 상황. 그는 그럼에도 이른 시간부터 인터뷰 장소에 나와 준비하는 모습으로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날씨가 좋지 않아 (구단에) 경기 진행 가능성을 물었는데, 축구는 야구와 달리 취소나 연기되는 경우가 거의 없더라고요. 비가 많이 와 시야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후반 추가시간 실점을 목격했을 때는 '지금 뭘 본 거지' 싶었어요(웃음). 김포의 코리아컵 탈락은 아쉽지만 리그에서 더 좋은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믿어요. 축구를 좋아하는 지인들에게 김포FC에서 응원하고 있다고 말하면 다들 반가워해요. 김포 팬들이 정말 친절하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들리는 걸 보면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 듯해요. 사실 축구 문화를 처음 접했을 때 상대 팀을 향한 전투적인 응원가 내용에 놀라기도 했지만, 김포 팬들에게는 아직 그런 응원가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경기장에서 대면하는 팬들이 대부분 신사적이어서 김포에 갈 때마다 친근함을 느껴요(웃음)."
하지원 치어리더는 축구, 야구, 배구, 농구 등 구기종목은 물론 e스포츠 치어리딩에도 입성하며 누구보다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면 그가 느끼는 각 종목의 치어리딩 차이점은 무엇일까.
"축구에서는 주로 서포터즈가 주도하고, 치어리더가 이를 따라가는 형식으로 응원이 이뤄져요. 반면 야구, 농구, 배구에는 응원단장이 따로 있고, 그 안에서도 차이점이 있죠. 야구장에서는 치어리더와 응원단장이 단상에서 함께 응원을 펼친다면, 농구장에서는 치어리더와 응원단장의 구역이 멀리 떨어져 있어 야구장에 비해 소통이 느릴 수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멀리서 오는 응원단장의 메시지를 듣고 빠르게 판단해야 해요. 배구장에서는 치어리더가 한 곳에 뭉쳐있지 않고 각각 담당 관중석 앞에 위치해요. 그러다가도 세트 종료 시에 공연을 펼치기 위해 일정 점수가 되면 코트로 내려와 준비해요. e스포츠 치어리딩은 T1과 함께 올해 처음 시도했지만, 팬들이 이미 준비된 마음으로 응원가를 열심히 불러줘서 소름 돋기도 했어요."
지난 2018년 아르바이트 도중 발탁돼 데뷔한 하지원 치어리더는 이제 치어리딩계의 아이콘 중 하나로 빛나고 있다. 친구들에게 웃음을 주며 기뻐하던 학생이 수많은 스포츠 팬들을 기쁘게 하는 '대세 치어리더'가 된 것.
"학생 때 농구 동아리에서 운동을 하는 등 스포츠를 좋아해서, 치어리더 제의를 처음 받았을 때 거절할 이유는 없었어요. 워낙 활동적이고, 친구들을 웃기는 걸 좋아하는 학생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정말 친한 친구들과 있을 때만 앞에 나섰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일 때는 과묵함을 유지했어요. 그래서인지 MBTI 검사(성격 테스트)에서 ENTP가 나왔는데 외향성을 나타내는 'E'와 내향성의 'I'의 비율 차이가 크지 않더라고요. 대신 치어리더 동료들 사이에서도 'T'의 비율이 높은 편이라 무언가를 생각할 때 감정보다 이성을 더 중요시해요. 그래도 팬들을 사랑하는 감정은 커요(웃음)."
▶'인간 하지원' 좋아해주는 팬들에 감동, 변치 않고 웃음 주고파
하지원 치어리더는 꾸준한 운동을 통한 자기관리로도 유명하다. 이외에도 독서나 옛날 노래들을 즐기는 등 자신만의 시간을 알차게 보낼 줄 아는 사람이었다.
"학생 때부터 헬스를 하다가 취미와 건강을 동시에 챙기기 위해 올해 초를 기점으로 헬스장에 더 열심히 다니고 있어요. 지금은 일정상 시간을 더 내기가 쉽지 않지만, 다른 운동을 배워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여유가 조금 생길 때는 친구를 만나거나 카페에서 디저트를 먹으며 책을 읽고, PC방에서 게임도 가끔 해요. 노래도 즐겨 들어요. 사실 치어리더를 시작하기 전에는 춤보다 노래를 훨씬 더 좋아했어요. 특히 옛날 노래들을 듣고 불렀는데, 예를 들면 이현우의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나 이소라의 '처음 느낌 그대로', 고(故) 유재하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등이에요."
하지원 치어리더는 그런 '인간 하지원' 자체를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엄청난 감동을 받는다고 밝혔다.
"팬들이 무조건 요즘 유행하고 비싼 것들을 주기보다 인터뷰에서 좋아한다고 언급했던 책을 기억했다가 선물하는 등 애정을 담아줘서 큰 감동을 받아요. 한 팬이 책을 선물로 주며 편지에 본인이 좋아하는 구절과 노래 가사를 적어줬는데, 정말 좋아하는 노래인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의 가사여서 행복했던 기억도 있어요. 일을 할 때 완벽한 모습이고 싶어서 '인간 하지원'과 '치어리더 하지원'을 분리해 최대한 후자의 모습을 대중에게 보이려고 해요. 팬들이 그럼에도 '인간 하지원'의 면모를 기억하고 신경써주는 점에서 '내 겉모습이 아닌 진짜 나를 좋아해주는구나'라고 느껴 감사하죠."
하지원 치어리더는 22세의 나이에 경력 7년차를 맞이하며 업계에서 고참의 위치로 가고 있다. 그럼에도 일을 향한 열정과 겸손함, 팬들을 향한 사랑은 더욱 커져가고 있었다.
"열심히 준비한 무대를 팬들에게 보여주고 좋은 반응을 받았을 때 이 일에 대한 큰 매력을 느껴요. 경기 결과까지 좋은 날에는 응원의 힘이 닿은 듯해 더욱 기뻐요. 반대로 시간 제약에 부딪쳐 더 높은 수준의 무대를 선보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 때는 정말 속상하기도 해요. 하지만 변명만 늘어놓고 싶지는 않아요. 사람인지라 나태해지는 순간이 찾아올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팬들의 사랑에 대한 감사함을 항상 되새겨요. 앞으로도 응원과 공연을 잘하는 치어리더,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하지원이 되고 싶어요. 지금 응원하고 있는 김포FC, 한화 이글스, 정관장, 원주 DB, T1과도 오래 함께하고 싶어요. 2025년 개장 예정인 한화의 신축 구장에서 응원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설레기도 해요. 이 팀들이 내년에도 저를 찾게끔 더 열심히 일해야죠(웃음)."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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