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미사일처럼 타깃 암세포 사멸"…신기술 개발 '속도'

정승필 2024. 7. 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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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세포 손상없이 암세포만 타격…항암제 신기술로 부상
38조 규모 성장 전망…글로벌 기업들 기존기술 보완 나서
유한양행·동아에스티 등 K바이오도 참전…리가켐바이오 '두각'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유도미사일처럼 암세포를 타깃으로 삼아 사멸시키는 방식의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s·ADC) 기술이 항암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해외 기업들은 기존 ADC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있는 한편, 국내에서는 지분 투자와 기업 인수 등을 통해 ADC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27일 한국바이오협회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ADC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0억달러(한화 약 13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오는 2028년에는 280억달러(한화 약 38조6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이벨류에이트(Evaluate)의 전망치에 근거한 수치인데, 그만큼 암 환자들의 절실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ADC란 암세포를 탐색하는 항체(Antibody)에 특정 암세포의 항원 단백질을 공격하는 독성약물(drug)인 페이로드를 링커(Conjugation)로 연결하는 차세대 플랫폼 기술이다.

ADC는 항암제 개발 분야에서 신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ADC는 주변 세포를 손상시키지 않고 표적으로 삼은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타격을 가해 사멸시킨다. 이 기술은 암 치료의 효과성을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마치 유도미사일과 유사하다.

게다가 글로벌 기업들은 ADC의 한계점을 면역요법을 활용해 보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기존 ADC의 효능을 가속하는 '면역자극 항체약물 접합체(immunostimulatory ADC·iADC)가 있다. 이 기술은 ADC를 면역관문억제제와 결합한 방식으로, 암세포를 직접적으로 공격하면서도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이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올해 3월 기준 총 13개의 ADC가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시장에 출시됐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지분 투자, 기업 인수, 공동 연구 등을 통해 ADC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선두주자로는 리가켐바이오를 꼽을 수 있다. ADC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이 회사는 올해 기준 총 17개 ADC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후보물질을 확보했다.

또한 지난 2015년부터는 총 10건의 기술수출에 성공해 8조원 상당의 계약 금액을 받는 등 굵직한 성과를 달성했다. 5개 파이프라인은 현재 임상 1·2상 단계에 있으며, 특히 유방암 ADC 후보물질인 'LCB14(HER2-ADC)'는 임상 3상에 진입한 상태다.

유한양행은 지분 투자를 통해 ADC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1년 30억원 상당으로 에임드바이오의 보통주 117만9709 주(지분 3%)를 취득한 바 있다, 올해 3월에는 10억원을 추가 투입해 상환전환우선주 39만 주(지분 1%)를 취득해 지분을 늘렸다.

에임드바이오는 ADC 및 뇌 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이다. 현재 뇌종양·방광암 ADC 후보물질 'AMB302'를 개발 중이며, 올해 FDA에 임상 계획을 제출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이 설립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도 에임드바이오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에스티의 경우 지난해 12월 ADC 전문 기업 앱티스를 인수해 ADC 사업을 본격화했다. 앱티스는 ADC 링커 특화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항체 변형 없이 선택적으로 약물을 접합할 수 있는 '앱클릭(AbClick®)'을 개발,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

해당 기술은 ADC의 체내 반감기를 길거나 짧게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동아에스티는 공동 연구를 통해 앱티스의 ADC 파이프라인 'AT-211' 개발 진행은 물론, 신규 파이프라인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이외에도 셀트리온은 피노바이오, 영국 익수다 테라퓨틱스 등과 협력 중이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또한 인투셀, 스위스 아라리스 바이오텍 등과 ADC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여전히 개발 단계로 아직 상용화된 ADC 치료제는 없으나, 공동 투자, 공동 개발 사례가 늘어난 만큼, 보다 안정적으로 국산 치료제 개발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ADC가 항암제 시장에서 주목받은 지 시간이 좀 흘렀지만, 플랫폼과 병용요법 등을 활용하면 국내 기업 역시 ADC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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