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을 북한으로 호명

2024파리올림픽 개회식이 사상 최초로 야외에서 열린 26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한국선수단이 탄 배가 지나가고 있다. 2024.7.26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YSH

개회식에서 파격을 꾀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참사에 가까운 실수가 나왔다.

27일 오전 2시 30분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48번째로 등장한 한국 선수단이 북한으로 소개됐다.

파리 올림픽은 처음으로 스타디움이 아닌 야외에서 진행됐다. 지금껏 선수단이 경기장으로 걸어오는 전통 대신 파리를 관통하는 센강을 배를 타고 이동하는 점이 남달랐다.

우상혁과 김서영이 기수로 나선 한국은 48번째로 등장했다. 선수들은 장대비 속에서도 태극기를 흔들며 강둑을 가득 메운 관중의 환호에 화답했다.

문제는 장내 아나운서가 한국 선수단을 북한으로 잘못 호명했다는 사실이다. 불어로 먼저 한국을 ‘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로 소개했고, 영어로는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반복했다. 둘 다 모두 북한을 가리킨다.

한국의 정식 명칭은 불어로 ’République de corée‘이며, 영어로는 ’Republic of Korea‘다.

153번째로 입장한 북한은 정확하게 소개해 아쉬움을 더했다.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만 따진다면 이번 개회식에선 북한만 두 번 등장한 셈이 된다.

사실 올림픽에서 남·북한을 잘못 부른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 런던 올림픽 여자 축구 조별리그에서 북한과 콜롬비아가 맞붙었는데, 전광판에 북한 선수단 옆에 태극기 사진이 올라가는 사고가 일어났다.

북한은 이 문제로 경기장 입장을 거부해 경기가 예정보다 1시간 5분 지연된 바 있다. 당시 런던 올림픽 조직위원회 뿐만 아니라 데이빗 캐머런 영국 총리도 공식 사과해야 했다.

파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