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든 아직, 시라카와 부진… ‘두산 3강설’의 그때 그 이유, 이 선수가 되살릴까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시즌을 앞두고 많은 전문가들은 두산을 KIA·LG·kt와 더불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으로 손꼽았다. 일부 현장 코칭스태프와 전문가들은 두산을 ‘3강 전력’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확실한 선발 스리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선발 스리펀치가 포스트시즌을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이게 없으면 포스트시즌에 가기 굉장히 힘들다. 장기 레이스에서 타 팀 1~3선발과 부딪혀 경기를 잡아줄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는 건 굉장히 큰 플러스 요인이었다. 여기에 타선도 그럭저럭 구색을 갖추고 있었고 확실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들도 많았다. 두산의 전력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보였던 이유다.
그 1~3선발은 라울 알칸타라(32), 브랜든 와델(30), 그리고 곽빈(25)이었다. 모두 지난해 좋은 활약을 했다. 알칸타라는 한국에 복귀한 지난해 31경기에서 192이닝을 던지며 13승9패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하며 건재한 에이스 기량을 뽐냈다. 1선발 대결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강인한 인상도 남겼다. 최고의 이닝이터이기도 했다. 브랜든은 지난해 18경기에서 11승3패 평균자책점 2.49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재계약에 골인했다. 구위 하나만 놓고 보면 토종 최고라는 곽빈도 지난해 23경기에서 12승7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하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두산의 3강 논리를 만들었던 이 스리펀치는 올해 내내 제대로 가동된 적이 없다. 우선 가장 중요한 에이스인 알칸타라가 팔꿈치 통증, 그리고 그로 인한 경기력 저하로 결국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퇴출 엔딩’을 맞이했다. 알칸타라는 뚝 떨어진 구속으로 고전한 결과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76의 부진을 보인 채 한국을 떠났다. 브랜든은 14경기에서 7승4패 평균자책점 3.12로 선전했으나 역시 부상으로 빠져 결국 대체 외국인 선수를 써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가장 중요한 선발진이 무너진 두산은 불펜의 부담이 굉장히 심해지고 있다. 이미 리그에서 불펜 소화 이닝이 가장 많고, 아마도 올 시즌 이 부문에서 1위를 지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브랜든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시라카와 케이쇼는 이적 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71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제구가 흔들리면서 많은 볼넷을 내주고 있다. 차라리 기술적인 문제라면 뭔가 고쳐볼 텐데, 심리적인 문제가 커 쉽게 손을 못 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던 발라조빅(26)의 투구는 그나마 희망을 주고 있다. 알칸타라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발라조빅은 14일 삼성과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노게임 한 경기를 거쳐 26일 인천 SSG전에 등판했다. 이날 투구 결과는 6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1탈삼진 4실점. 시즌 평균자책점은 4.22로 올랐다. 4실점과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사실 경기 내용은 이보다 더 좋았다.
0-0으로 맞선 2회 2사 후 추신수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박성한에게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이는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 있었다. 두산 중계 플레이가 매끄럽지 않았다. 중계 플레이가 잘 이뤄졌다면 홈에서 추신수와 승부가 가능한 타이밍이었다. 발라조빅으로서는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플레이였다.
3회 에레디아에게 맞은 3점 홈런은 아쉬웠다. 다만 그 3점 홈런의 시발점이 되는 2사 후 정준재의 내야 안타도 약간 운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4회부터 6회까지는 힘 있는 공을 던지며 SSG 타선을 압도했다. 11개의 탈삼진은 발라조빅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구위와 힘을 엿볼 수 있었다. 최고 구속은 트랙맨 기준 152.8㎞까지 나왔고, 여기에 커브를 잘 떨어뜨리면서 힘을 냈다. 경기 전 SSG는 발라조빅의 구위를 잔뜩 경계했는데 경계할 만한 이유가 있는 투구를 했던 셈이다.
발라조빅의 이날 투구 수는 96개였고, 96개까지 150㎞의 힘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증명했다. 6회에도 시속 152㎞ 이상의 빠른 공이 여러 차례 찍혔다. 타점도 높고, 여기서 나오는 패스트볼에 커브와 포크볼이라는 서로 다른 궤적으로 떨어지는 공도 갖췄다. 커브가 빛을 발하는 ABS시대, 그리고 한국 무대에서 잘 통하는 결정구인 포크볼을 모두 수준급으로 던질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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