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中·日·英 등 10개국과 양자회담…북러밀착 대응 외교전
조태열 "아세안, 北 불안정 조성 행위에 단호한 메시지 내야"
[비엔티안=뉴시스] 변해정 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26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 계기에 10개국과 양자 회담을 갖고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밀착 속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 필요성을 피력했다.
조 장관은 이날 하루 동안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만난 국가는 중국, 일본, 인도, 영국, 노르웨이, 라오스, 브루나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이다.
조 장관은 양자 회담에서 공통적으로 북한의 복합 도발 및 러시아와의 불법 밀착을 규탄하고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지지를 당부했다. 이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다자안보 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에 북러 밀착을 비판하는 내용이 반영하기 위한 포석이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약 40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북러 밀착 의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위해 양국 간 긴밀한 전략적 소통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왕 부장은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으며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임을 재확인했다.
다만 북러 협력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주권 국가 사이의 일'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에서 한 발 나아가 북러 정상회담 이후 세 차례나 이뤄진 한중 고위급 소통은 북러의 지나친 밀착을 불편하게 여긴다는 방증으로 보고 있다.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에선 '북한의 거듭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을 허용해서는 안 되며 비핵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메시지 발신을 위해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한일 양자 회담은 당초 20분간 진행하려 했지만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동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협의 결과를 공유하는 등 허심탄회하게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느라 예상 시각을 훌쩍 넘긴 약 50분간 이뤄졌다.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교장관과는 조찬 회담을 가졌고, 아세안 의장국인 라오스 살름싸이 꼼마싯 라오스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의 회담은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직전 15분간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오후에는 에스펜 아이데 노르웨이 외교장관,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 에리완 유소프 브루나이 제2외교장관, 모하마드 빈 하산 말레이시아 외교장관,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과 차례로 양자 회담을 이어갔다.
조 장관은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뿐 아니라 러시아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불법적 군사협력을 강화해 역내 및 세계 평화·안정을 위협하고 있는 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아세안이 이러한 북한의 불안정 조성 행위에 대해 단호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세안 국가들의 적극적인 역할과 지원을 요청했다.
북한 의제 외에 양국 관계 발전과 지역·국제 정세에 관한 의견도 폭넓게 나눴다.
인도 측과는 양국 간 방산협력의 상징인 K-9 자주포(인도명 바지라) 2차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지속 협력하고 '한-인도 외교·국방(2+2) 차관회의'의 연내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조 장관은 인도 진출 한국기업들의 안정적인 투자 환경 제공과 함께 내주 출범 예정인 '패스트 트랙 메커니즘(FTM)'을 통해 애로사항들이 신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해줄 것도 요청했다.
인도네시아 측과는 전기차 생태계 구축과 전투기 공동개발(KF-21/IF-X) 등 전략적 협력 사업을 중심으로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브루나이와의 회담에선 올해 양국 수교 40주년과 브루나이 독립 40주년을 함께 맞이한 것을 축하하고 정보통신기술(ICT)·디지털, 기후변화 대응, 방산·군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내년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와는 활발한 고위급 교류와 함께 국방·방산, 교육, 직업훈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기로 했다.
싱가포르와는 내년 수교 50주년 앞두고 활발한 고위급 교류와 함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및 한-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한 협력을 늘려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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