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북·러 군사적 밀착 우려”…왕이 “한반도 정책에 변함없다”

박현주 2024. 7. 27.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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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6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는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만나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6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북·러가 사실상 군사 동맹을 맺고 밀착하는 상황과 관련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은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면서도 “중국의 대(對) 한반도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날 회담은 지난달 19일 북·러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양국 외교 수장이 대면한 자리였다.

이날 회동은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뤄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약 40분 동안 진행된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왕 부장에게 “북한이 복합 도발을 지속하는 가운데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고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해 나감으로써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다.

또 조 장관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 측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하면서 탈북민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북·러 밀착과 관련해 “한·중 간 전략적 소통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중국의 대 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으며,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재확인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는 지난 24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에서 중국이 밝힌 입장과 유사하다.

한반도 현안이나 탈북민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평행선을 달렸지만, 최근 양국 간 고위급 소통이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선 모두 높이 평가했다. 실제 양국 간 고위급 교류는 최근 숨 가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5월 조 장관이 방중한 데 이어 같은 달 서울에서 4년 반만에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李强) 중국 총리 간 회담이 열렸다. 이어 양국은 지난달 18일에는 외교·국방 차관급이 참석하는 ‘2+2’ 형식의 외교안보대화를 열었고 지난 24일엔 외교차관 전략대화도 개최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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