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줄섰는데 번호표는 2600번… QR코드 찍어도 환불 접수 안 되기도
2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티몬 사옥 주변에는 종일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 수천 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종이로 된 접수 명부를 먼저 작성하려고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티몬 측에서 온라인으로 환불 신청이 가능하다며 QR 코드가 인쇄된 안내문을 붙이자 사람들은 너도나도 스마트폰 카메라를 꺼내 들어 촬영했다. 한 소비자는 “물건 팔 때는 1초면 결제되게 하더니, 돈 돌려받을 때는 사람 피를 말린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오후 현장 접수 번호가 2600번이 넘어가자 티몬 측에서 “준비된 예산 때문에 1000번대 고객까지만 환불해 줄 수 있다”고 하자 사람들 사이에서 고성과 욕설이 나왔다. 인파 속에서 2명이 넘어져 머리와 손목에 부상을 입고, 땡볕 아래 장시간 기다리던 5명은 어지럼증으로 응급처치를 받았다.
티몬과 위메프의 지급 불능 사태가 1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여전히 환불을 요구하며 아우성이고, 판매자들은 기약 없이 대금 정산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26일 한국소비자원은 전담 대응팀을 구성하고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집단분쟁조정은 50명 이상의 피해자에 대해 신속한 구제가 필요한 경우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보상 규모와 방식 등을 합의하는 절차다. 우선 여행과 숙박, 항공권 구매 피해자를 대상으로 8월 1일부터 9일까지 소비자원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판매 대금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을 구제하기 위해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
소비자들과 판매자들은 집단소송도 준비 중이다. ‘큐텐 관련 단체 고소 준비 중’이라는 제목의 카톡 채팅방에는 이날 기준 1300명 이상이 몰렸다. 이들은 “재판하면 일부라도 받을 수 있느냐” “회사 대표들 고소하고 싶다”고 했다. 서울의 한 법률 사무소는 상담 예약 페이지를 만들어 피해자 모집에 나섰다.
티몬과 위메프 관련 상담도 폭주했다. 25일 하루 동안 한국소비자원에만 2041건의 상담이 접수됐다. 카드사에 결제 취소 등을 요청하는 민원은 26일 오후 3시까지 6만5000건 넘게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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