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통령실에서 ‘디올백’ 실물 확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6일 디올백 실물을 확보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이날 대통령실에서 디올백을 임의 제출 방식으로 제출받았다. 검찰은 이 디올백이 김 여사가 2022년 9월 13일 재미 교포 최재영 목사에게 받은 것이 맞는지, 사용 흔적은 없는지를 검증할 예정이다.
김 여사는 지난 20일 검찰 조사에서 “대통령실 유모 행정관이 포장을 풀어보긴 했으나 반환하기 위하여 그대로 다시 포장하여 보관해 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디올백을 받은 후 유 행정관에게 “나중에 (최 목사가) 기분 나쁘지 않게 돌려주라”고 지시했지만, 유 행정관이 깜빡해 디올백이 작년 11월 중순까지 서울 용산 한남동 대통령 관저 창고에 보관돼 있었다고 한다. 작년 11월 영국 순방 도중 김 여사가 한 기자의 질문을 받고서 뒤늦게 ‘디올백’이 어디 있는지 확인했고, 이후 대통령실과 협의해 대통령실 창고로 옮겼다는 것이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를 알게 된 시점과 신고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배우자에 대한 처벌 규정은 따로 없다. 다만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고 윤 대통령이 디올백 수수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면, 윤 대통령은 퇴임 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
김 여사의 조사를 놓고 충돌했던 이원석 검찰총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간 갈등은 봉합되는 모양새다. 이 총장의 ‘진상 파악’ 지시에 반발해 사표를 냈던 김경목 부부장 검사도 이날 업무에 복귀했다. 대검 감찰부는 지난 24일 ‘수사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진상 파악을 하겠다’는 입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전달한 이후 이날까지 중앙지검 지휘부에 면담 요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여사는 지난 20일 검찰 조사를 받기 앞서 “심려를 끼쳐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측 최지우 변호사는 지난 25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김 여사가) 지금까지 국민한테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신 적이 없었는데, 수사를 받기 전에 조서에는 기재되지 않았지만 검사들에게 ‘이런 자리에 뵙게 돼 송구스럽다.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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