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민주당 의원에 “누군가가 대신 속죄해 여러분이 그 자리 있어”

“여러분도 누군가 대속(代贖)을 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으로 수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4월 총선 이후 구치소에 면회 온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에게 이 같은 말을 한 사실이 26일 법정에서 공개됐다. 대속은 남의 죄를 대신해서 벌을 받거나 속죄한다는 뜻이다.
이날 수원고법에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항소심 첫 재판에서 검찰은 이러한 내용의 구치소 접견 녹취록을 공개했다. 구치소 수감자와 면회 온 사람의 대화는 자동으로 녹취된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당시 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이재명 대표를 만나면 안부를 전해달라” “(자신의 변호인인) 김광민 변호사가 활동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그는 또 “당선자 여러분도 누군가 이렇게 대속을 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라는 말도 했다. 대속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매달려 인류의 죄를 대신 속죄한 일에서 유래한 말이다. 기독교에서 흔히 사용한다. 이 전 부지사는 구치소 안에서 성경을 자주 읽었다고 한다. 이 전 부지사의 이 말에 면회 온 의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검찰은 이날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피고인이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자신의 희생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는 2019년 경기도지사이던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위해 이 전 대표의 방북 비용 등 800만달러를 쌍방울그룹이 대신 내도록 한 혐의 등으로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지난 4월 자신의 아내 백모씨를 접견한 자리에서도 “이재명 대표를 한번 만나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백씨가 “내가? 싫어”라고 하자, 이 전 부지사는 “왜, 왜, 왜? 이재명 뭐 만나기 어려운가?”라고 했다. 백씨가 “난리 칠 거 아니야?”라고 말하자 이 전 부지사는 “아니, 비공개적으로”라고 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는 (이처럼) 사법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지속적으로 사법 방해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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