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아… 르네상스·산업혁명 이끈 ‘개혁의 힘’ 존재

황지윤 기자 2024. 7. 2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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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유서가

옥스퍼드 출판의 미래

앵거스 필립스 외 23인 지음 | 정지현 옮김 | 교유서가 | 724쪽 | 4만2000원

디지털 혁명으로 인한 격동의 시대. 내로라하는 영미 출판 전문가들이 출판의 역사를 조망하고, 내일을 상상한다. 옥스퍼드 국제 출판 센터 소장 앵거스 필립스, 런던 출판 기업 카넬로 창업자 마이클 바스카 등이 집필에 참여했다.

1990년대 초 ‘뉴욕 타임스 북 리뷰’가 책의 종말을 예견하는 기사를 실었다. 비디오와 컴퓨터가 책을 끝장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문학평론가 레아 프라이스에 따르면 책의 죽음을 걱정하는 일은 1830년대부터 있었다. 19세기 사람들은 ‘신문 때문에 책이 죽어간다’고 했다. 영국의 SF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는 ‘책 없는 미래’를 그리기도 했다. 책과 출판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할까?

저자들은 고개를 갸웃한다. “출판은 과거에 머무르는 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출판업자들은 오래전부터 변화의 최전선에 섰다. 15세기 인쇄 기술의 개발이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르네상스, 종교개혁, 산업혁명 등을 이끌었다.

출판은 시대에 따라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저자성(authorship)’ 개념이 대표적이다. 오늘날 저자의 권위는 예전 같지 않다. 일부 스타 작가는 ‘브랜드’처럼 유통되지만, 나머지 작가들은 소셜미디어 활동을 통해 ‘팔릴 만한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 오늘날 작가의 업무에는 디지털 방식의 커뮤니케이션도 포함된다.

한 국내 출판평론가가 추천사에 이렇게 썼다. “출판엔 생각을 혁신하고, 문화를 진화시키며, 공동체 관습을 재조직하는 역능이 존재한다.” ‘책과 출판의 종말’이라는 섣부른 단정을 거둬들이자. 대신 그 힘과 가능성에 주목하는 ‘열린 태도’를 가질 것을 저자들은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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